[경제와미래]대학개조, 나라의 새 동력

/김도종(전북 창조경제 혁신센터 이사장, 전 원광대 총장)



대학이 위기에 몰렸다. 인구감소로 인하여 학생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방 소재 대학은 더 심각한 위기다. 앞으로 4-5년 이내에 30개 이상의 대학이 문 닫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런데 서울 소재 대학은 걱정이 없는가? 나라 전체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논리로 하면 결국은 시간의 차이를 두고 서울 소재 대학도 같은 위기를 겪을 것이다.

그런데 인구 감소가 위기라고 알려진데 가리어 진정한 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진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대학’이라는 제도 자체의 위기인 것이다. 회색코뿔소라는 말이 있다. 다가오는 위험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거나 느끼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제도로서의 대학’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도 회색코뿔소의 하나다. 한마디로 말하면 대학졸업장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사회적인 일정한 지위를 얻으려면 대학 졸업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도 이른바 일류대학으로 알려진 졸업장이면 더욱 좋다.

그런데 지금은 현존하는 대학의 정규 과정을 이수하지 않아도 대단한 성공을 이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연예인, 체육인들이 그러한데 지금은 기업가들도 정규 대학과정을 거치지 않고 ‘모험기업’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이 계속 출현하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오동잎 한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처럼, 대학 졸업장 없이 성공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현상을 보고 대학의 위기를 알아야 한다.

기술의 생명주기가 계속 짧아지고 있다. 지식의 유통기한도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세상의 변화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농사방법 몇 가지를 배우면 일생동안 그 기술로 산다. 베 짜는 기술이나 여러 가지 수공업적 기술도 마찬가지다. 관리로 출세하는 수단인 과거시험과목이나 내용도 수백 년 간 그대로 이어졌다. 비슷한 지식이 수백 년의 생명을 가진 셈이다. 현재의 공무원 시험도 마찬가지다.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데 공무원 시험, 변호사 시험 등의 과목과 내용은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러하니 행정부나 정치인들이 사회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과학기술자나 기업들과 발을 맞추지 못하는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여러 나라의 몇몇 대학들은 기술의 생명주기가 짧은 것을 반영하여 ‘단기 학위(나노 디그리

)’과정을 운영한다. 석사학위과정 2년, 박사학위과정 3년이 아니라 6개월 만에 학위과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2년이나 3년을 연구하여 학위를 따면 이미 그 지식이 낡은 것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강의 방법도 달라진다. 누리그물을 통하여 전 세계에서 동시에 강의를 듣는 체제로 된다는 것이다. ‘미네르바 스쿨’ 등 이미 그런 학교들이 등장하고 있지 않은가? 앞으로는 어느 대학을 졸업했느냐가 아니라 ‘어느 과정’을 마쳤는가를 중요시하게 된다. 여기서 부터 한 걸음 더 나가 보자. 어떤 지식을 가졌는가 보다는 그 지식을 이용하여 어떻게 상용화하였고 창업하였는가를 따져서 평가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대학의 근본적인 위기는 이것이다. 입학할 학생이 줄어드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대학에 입학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눈앞에 왔다.

이 위기를 벗어나려면 대학을 근본적으로 개조해야 한다. 단순한 혁신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뜯어 고쳐야 하는 것이다. 그 방향은 산학협력을 넘어서 산학일체로 가는 것이다. 대학이 기업 활동을 하면서 시장에 진입하고 그 과정에서 교육과 연구도 수행한다는 것이다. 나는 “1학과 1기업 1특허” 정책을 추진 한바 있다. 모든 학과가 자기 분야의 전문 지식과 기술의 특허를 얻어내고, 그것을 기반으로 창업을 하고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결국에는 학생이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학교가 아니라 월급을 받으며 학교를 다니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나의 임기 안에서 학과가 설립한 기업들을 일정한 단계에 올려놓지는 못했지만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이것은 대학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것이다. 대학을 이런 식으로 개조하려면 대학과 관련한 법률, 법인 설립과 관련한 법률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법 개정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입법을 해야 하는 것이다. 대학을 이렇게 뜯어 고치면 전 세계에서 청년 학생들이 몰려 올 것이다. 그리고 나라가 새로운 동력을 얻어 세계 중심국가로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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