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벌이에 표적 된 개인정보…“전화번호 8,000원에 사요”

용돈, 기프티콘 교환 등 미끼로 전화번호, 인증번호 요구 기승 사기, 도박 사이트에 이용될 가능성 커 주의해야 “판단 미성숙한 아이들 위해 교육 필요해 보인다”

“판매글 보고 연락남깁니다.” 21일 인증번호 구매 브로커와 취재진 간의 연락은 이렇게 시작됐다. 자신을 최 실장이라 소개한 상대방은 “지금부터 번호를 달라”며 거래의 시작을 알렸다. 전화번호 당 구매가격은 8,000원. 10개 이상부터는 9,000원으로 단가가 뛴다. 기자가 “도박이나 사기는 아니냐”고 묻자 최 실장은 “요즘 흔하다, 피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번호의 쓰임을 묻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듣지 못했다. 다만 그는 “돈 벌기가 쉬운 줄 아냐,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말라”며 정보를 요구할 뿐이었다.

거래 피해자의 말을 빌리면 전화번호를 제공한 뒤에는 ‘라스 인증번호’라는 문자메시지가 온다. 이 인증번호까지 넘기고 나면 거래가 끝나지만, 팔려간 번호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는 알 길이 없다. 거래 종료 후 돈이나 기프트카드 등을 제공하지 않고 사라지는 브로커들도 태반이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조모(37&;서신동)씨는 “아들이 친구들 번호까지 동원해 이런 일을 하고 다녔다는 걸 알고 머릿속이 하얘졌다”며 “금전적 피해는 없었지만 개인정보가 어디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몰라 난감할 따름이다”고 토로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도박업체 정보 수집이 SNS 등에서 활개치고 있다. ‘라스 인증’ 등을 검색하면 수십 개의 홍보 글이 쏟아질 정도다. 이들 업체는 사이트 가입에 필요한 전화번호와 인증 번호를 돈으로 맞바꾸고 있는데, 자칫 사이버 범죄의 공범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라스는 라이브스코어의 줄임말로, 스포츠 경기 예측 사이트 중 하나다. 회원수가 100만명이 넘어 도박업체와 관련 홍보업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홍보 활동을 하다 적발될 경우 계정은 영구 정지된다. 새 아이디를 만들기 위해서는 휴대전화와 인증번호가 필요한데 이 때 청소년은 ‘훌륭한 먹잇감’이나 다름없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적 가치관이 미성숙한 청소년들의 경우 이를 단순 용돈벌이 수단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며 “단순 도박사이트 홍보 활동에 도움을 준 것 뿐 아니라 음란물유포 등 사이버 범죄에 연루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타인의 휴대전화 번호까지 갈취하는 청소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전북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라스 인증번호에 대한 글을 올린 작성자는 “어떤 학생에게 휴대폰을 빌려줬는데 나중에 통화와 문자내역을 보니 ‘라스 인증번호’라는 게 와있었다”며 “그 학생을 찾아보니 또래 친구에게도 똑같은 짓을 하고 있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신상팔고 돈을 받는 거라고 하는데 세상 참 무서워졌다”고 푸념했다.

전문가들은 피해 예방을 위해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보호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광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한 교수는 “스팸, 스미싱 등 사기 범죄의 표적이 될 가능성도 커 보인다”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 관련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보인다”고 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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