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새전북이 만난 사람]'토종 콩 지킴이' 함정희 대표, 콩 연구로 박사학위

-“토종 콩, 특히 쥐눈이콩은 완전식품이자 항 바이러스 백신”
-“전북이 콩을 중심으로 한 식품산업에 힘써 부자 도시 됐으면”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1년 02월 23일 15시41분

토종 콩 두부로 널리 알려진 ‘함씨네 토종 콩 식품’ 함정희 대표. 그녀는 콩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이 달라진다. “토종 콩이야말로 조상 대대로 이어온 완전식품이며 건강식품이고, 미래의 식량자원이다.”는 거다. 값싼 수입한 콩 대신 우리 토종 콩으로 만든 두부와 두유, 청국장 같은 제품을 만드는 장인이다 보니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함 대표는 아는 사람들은 “제조업자가 아니라 토종 콩을 지키는 시민운동가이자 학자”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그녀가 이달 말 원광대 대학원에서 토종 콩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는다. ‘한국인의 건강관점에서 콩의 영양, 기원 및 유전자원에 관한 연구’ 논문이 학위논문이다. “가장 완벽한 식품이 콩, 그 가운데서도 쥐눈이콩인데 제가 아무리 인류를 살리는 식품이라고 해도 제조업자의 말로 치부할 것만 같아 훌륭한 교수님을 만나 학문적으로 연구하게 됐다”라는 설명이다.

함 대표의 연구논문을 요약하면 선사시대 이후로 콩이 인류의 건강과 영양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어떻게 사람에게 중요한 작물이 되었고, 언제 어디서 처음 재배 되었는지 콩의 기원에 대해 살피고, 콩이 얼마나 인간의 건강에 기능하는지를 밝히는 연구다.

함 대표는 이 연구를 시작으로 더욱 학문적인 접근을 통해 노벨상을 받는 게 꿈이다. “토종 콩, 특히 쥐눈이콩은 가장 완벽한 식품입니다. 그래서 토종 콩 살리기에만 매달려왔는데 어느 날 중국에서는 개똥쑥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게 된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콩을 지키고, 연구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인의 영양과 보건의료에도 이바지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 중국의 투유유 박사가 지난 2015년 개똥쑥 성분으로 말라리아를 퇴치하는 치료제를 개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바 있다.

쥐눈이콩, 일명 서목태라고도 하는 이 콩에는 해독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우리 몸속에 찌든 독소를 해독하는 기능과 인체조직이 회복되는 성분이 들었다는 거다.

쥐눈이콩에는 글리시테인(glycitein)이라는 항암, 해독제 성분이 들어있어 조상들이 약으로 상복해온 식품이라고 설명한다.

함 대표가 지난 2007년 특허를 낸 ‘쥐눈이콩 청국장 마늘 환’ 역시 쥐눈이콩과 마늘을 넣어 만든 이유다. “쥐눈이콩에는 독소를 해독하는 기능이. 강력한 항암, 항바이러스 성분이 들어있어 항암제이고 여러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지키는 백신이다”는 게 함 대표의 주장이다.

‘쥐눈이콩 청국장 마늘 환’은 이미 고려대 김영준 교수의 임상 결과 간암 억제와 혈당 감소, 체중감량 등의 효과가 입증된 제품이다.

함 대표의 이런 콩 지키기와 연구의 집념은 어디서 온 것일까. “제가 어릴 적 유독 콩 먹는걸. 좋아했어요. 그렇게 맺은 인연이 40여 년 전 두부와 메주 같은 콩 식품을 만드는 일로 연결됐으니 숙명인 셈이죠”

그러다 20여 년 전 GMO 조작되고, 농약으로 범벅된 수입한 콩 대신 토종 콩이 안전하고 효능 있는 콩이라는 걸 알고 토종 콩 지키기에 나섰다. 수입한 콩에 비해 값이 비싼 토종 콩으로 제품을 만들다 보니 사업이 될 리 없었다. 가족들의 반대와 주변의 질시에도 불구하고 20여 년 동안 토종 콩을 고집해오고 있다.

함 대표의 일념에 시련도 많았다. 전주에 오는 외래관광객들에게 제대로 된 유기농 먹거리를 제공하고 싶어, 지난 2018년 한벽문화공간에 문을 연 식당을 적자로 접어야 했다. “한옥마을에 한해 1,000만 명의 관광객이 오는데 맛의 본향 전주를 대표할 안전한 먹거리 하나쯤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문을 열었는데 쫓겨나다시피 문을 닫아야 했다”는 술회다.

수입한 콩에 비해 비싼 우리 토종 콩으로 두부를 만들다 보니 수지를 맞추기 힘들어 잘되던 두부 공장도 여러 번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어렵게 확보한 학교급식자재 납품도 중단되는 아픔을 겪었다.

함 대표는 전북이 식품산업, 특히 콩 재배와 콩을 이용한 식품산업으로 부흥했으면 하는 소망을 숨기지 않는다.

쥐눈이콩으로 된장과 간장, 청국장과 두부를 만들어 판매하면 농가의 소득이 늘고, 전국에서 관광객이 모여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장류는 5,000만 국민이 한끼도 빼지 않고 먹는 식품으로 시장 규모도 어마어마하다는 설명. 콩은 특히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재배가 쉽고, 비용이나 일손이 적게 드는 그야말로 ‘자연에서 거두는 식량’이라는 것.

"사단법인 한국 노벨상 추진협회로부터 노벨생리의학상 후보 인증"

-동생 함영욱 총경도 고려대서 박사학위

함씨네 토종콩식품 대표인 함 대표는 지난 2007년 신지식인 농업인장을 받은 것을 비롯해 농림 장관과 대통령 표창, 대한민국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전주시 음식명가 지정, 전북도 인증기업, 국세청 아름다운 납세자 표창, 서울대 명예전당에 등재, 사단법인 한국 노벨상 추진협회로부터 노벨생리의학상 후보로 인증받은 것은 함 대표의 자긍심이다.

함 대표는 ‘토종 콩 지킴이’ 이전에 4남 3녀의 억척 둘째딸이자 가장이다. 일찍부터 형제자매의 든든한 부모 역할을 다했다.

그래서 동생 함영욱 총경(전 장수경찰서장)의 박사학위 취득을 자기 일보다 더 기뻐한다. 함 총경은 고려대에서 ‘사이버수사관의 성 인지 감수성 정도가 사이버 성폭력 사건의 수사 태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졸업한 뒤 임관 이후 사이버수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함 총경은 “전문성을 활용해 사이버수사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것이다”고 말했다.

일에 대한 열정과 학구열이 닮은 탓일까. 함 대표의 큰동생 우식 씨 역시 행정학박사로 우석대에서 오래 강단에 서왔다. 함현배 전 전주덕진 서장도 함 대표의 동생. 함 전 서장은 퇴임 후 전주에서 탐정연구소를 설립해 이 분야 지평을 넓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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