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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소속 조지 포크 소위, 1884년 전주를 방문해 전라감영 밥상을 받다


기사 작성:  이종근
- 2021년 02월 22일 08시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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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륜선 타고온 포크, 대동여지도 들고 조선을 기록하다(지은이, 조지 클레이튼 포크, 옮긴이 조법종 우석대교수, 옮긴이 조현미, 출판 알파미디어)'는 조지 포크(1856~1893)가 900마일 가마 타고 44일 동안 기록한 조선의 생생한 역사를 담고 있다.

1884년 11월 1일 미국 해군 소속 조지 포크 소위는 수도 한양을 출발하여 조선의 남쪽 지역을 관통하는 900마일(1,448㎞)의 고된 여행을 시작했다. 그는 길 위에서 보낸 44일 동안 경험하고 관찰한 내용을 두 권의 노트에 380페이지에 걸쳐 자세하게 기록했다. 이 여행기가 지닌 엄청난 가치에도 불구하고 이 기록은 그동안 학자들의 주목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 여행기는 포크가 나타나기 이전까지의 그 어떤 서양인도 경험한 적이 없었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는 다시는 할 수 없는 유일한 기록이다. 그는 조선 왕조의 고위 관리나 정부 관리가 하는 방식대로 가마를 타고 기나긴 여정을 소화해 냈다.

1897년 10월 23일 자 미국 신문 선(The Sun)에 실린 거북선 그림. '조선 전함 거북선'을 보도한 1894년 기사의 후속 기사지만, 여기서는 거북선을 중국 배로 잘못 소개했다. 임진왜란(1592~1598) 당시 이순신 장군의 승전에 기여했던 ‘한국 전함 거북선’을 처음으로 서양에 소개한 자료가 발굴됐다.

전주는 조선시대 관찰사가 지금의 전북과 전남․제주를 총괄하던 전라감영이 있던 곳이다. 1884년 11월 10일 전라감영을 방문한 포크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그는 다음날 받은 아침 밥상을 그림까지 그려 소개했다.‘콩이 섞인 쌀밥’ ‘무를 썰어 넣은 소고기 계란국’ ‘구운 닭’ ‘소고기 조각’ ‘김치’ ‘조개젓과 굴젓’…. 조지 포크는 둥그런 밥상에 담긴 17가지의 음식을 그림까지 그려 자세히 설명하고 이렇게 적었다. “아침 10시에 엄청난 밥이 도착한다. 감사(관찰사)가 특별히 나에게 보내준 것이다. 가슴까지 차오르는 밥상.”

‘맛의 고장’ 전주가 조선시대 전라관찰사 밥상과 전라감영의 외국인 손님 접대상·연회 문화 등의 복원에 나섰다. 전라관찰사 밥상과 조선말 전라감영을 방문한 외국인 손님에게 차려낸 상차림은 어떠했는지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갖고 상품화를 앞두고 있다. 송영애 전주대 식품산업연구소 교수는 ‘전라감영의 관찰사 밥상과 외국인 접대 상’을 주제로 발제했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성호사설’, ‘완산지’ 등에서 찾아낸 전주의 대표 식자재와 전라감사를 지낸 유희춘의 ‘미암일기’와 서유구의 ‘완영일록’에서 찾은 전라감영의 음식문화 등 19개의 고문헌에서 찾은 결과물을 바탕으로 다시 차린 밥상이다. 송교수는 “음식과 관련된 고문헌이 전무한 전주에서 미국인이 기록한 전라감영에서 대접받은 아침밥상은 전라감영의 음식문화를 알 수 있는 최고(最古)이자 최초(最初)의 기록”이라며 “다른 지역 감영에선 발견되지 않은 전라감영의 주안상, 연회 문화 등이 있어 그 가치를 더해준다”고 했다.

포크는 묘사력이 뛰어난 글 솜씨로 여행했던 지역의 모습을 자세하고 생생하게 그려 냈다. 외세의 침략이 있기 이전의, 전쟁과 일제 강점기 이전의, 근대화가 이뤄지기 이전의 풍경이다. 두 권의 닳고 닳은 노트에 거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휘갈겨 쓴 글 속에서, 조지 포크는 ‘숨겨진 왕국’의 생생한 초상을 남겼고 조선 왕조가 쇠약해지기 이전의 활기찬 모습을 폭넓게 담았다. 조지 클레이튼 포크는 조선 왕조 공무원처럼 가마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한 순간순간의 경험과 감정을 그의 일기에 담았다. 최초 공개된 기록을 통해 그 당시 조선 백성들의 생생한 삶과 개화기 조선의 모습을 알 수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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