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의물에 나타난 황족의 신분 구별

기사 작성: 이종근 - 2021년 01월 06일 14시46분

'대한제국기 황실 의례와 의물(지은이 이욱 , 장을연 , 김봉좌 , 이민주 , 구혜인 , 제송희, 출판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은 의물과 의례를 통해 황실의 내부로 깊이 들어갈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마련하고 있다.

의례는 꾸밈에 기초한다. 내면에서 우러나는 것이 예라고 말하지만 실제는 외면을 통해 내면을 가꾸는 것이 의례이다. 이 책은 의례를 구성하는 물질적 요소인 외적인 부분에 치중했다.

금책(金冊), 복식(服飾), 노부(鹵簿), 제기(祭器), 홀기(笏記), 발기[件記], 제물 등과 같이 의례에서 사용하는 구체적인 의장, 기물, 음식 등을 주제로 삼았다. 이러한 대상물을 ‘의물(儀物)’이라 한다. 이는 의례에서 사용되는 물건이란 의미와 함께 의례의 상황에서 달라진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서 붙인 이름이다. 이들은 의례라는 시공간 내에서 성스러운 물건으로 간주된다. 이 책은 이러한 의물의 성스러운 성격을 보여주고자 이들이 등장하는 봉책, 관례, 가례, 다례, 진연, 국장 등의 의례를 함께 고찰했다.

이를 통해 의물이 의례와 관계 맺는 방식을 볼 수 있다. 한편, 의물은 도구적인 성격을 지닌다. 의복이나 패물, 그리고 음식을 진상 또는 하사할 때 사용한 발기 자료는 물품을 적은 명세서일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도구적 자료를 통해 우리는 의례적 현실에 보다 더 접근할 수 있다. 한글로 적인 홀기, 책문, 발기 등을 통해서 우리는 여성이 의례에 어떻게 개입하였는지도 비로소 볼 수 있다. 이 책은 의물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각각의 의물이 생산되고, 유통되고, 소비되는 과정을 검토했다. 바로 이같은 과정에서 우리는 황제만이 아니라 장인(匠人)을 만나고 내인(內人)을 만나고 내관(內官)을 볼 수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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