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우 동시집 의 ‘삼행시의 달인’ 등 문학 작품집 발간이 풍성하다.
△삼행시의 달인
‘삼행시의 달인(지은이 박성우, 출판사 창비)’은 유쾌하고 기발한 동시집이다. 시인은 익숙한 삼행시 형식 속에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는 창의적인 동시를 담아낸다. 어린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물건, 동식물, 역사적 인물, 음식 등에 관한 짧은 동시는 홍그림 작가의 유머러스한 그림과 어우러지며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돕는다. 시인은 익숙한 삼행시 형식 속에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딱 맞는 창의적인 동시를 담아낸다. 필통, 그네, 시소, 공책, 접시, 오이 등 어린이들이 생활하면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사물의 이름이 가뿐하게 동시의 한 장면으로 펼쳐진다. 「필통」에는 필통과 통나무가 나란히 등장하고, 「휴지」에는 휴지 대신 지우개를 들고 화장실에 간 어린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시인은 타조, 악어, 늑대, 토끼 등 익히 잘 알고 있는 동물들의 이름을 차례차례 불러내서 즉흥적이면서도 산뜻한 삼행시를 선보인다. 역사 속 인물의 이름도 친근한 모습으로 불려 나온다. 「홍길동」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 길을 가다가도 도술을 부려 /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고, 「세종대왕」은 “우리 글자를 만들었다 / 종이에 쓸 수 있는 우리글을 만들었다 / 대충대충이 아니라 세계 최고로 좋게 만들었다 / 왕성한 연구 끝에 아름답고 멋진 한글을 만들었”다고 소개된다. 시인은 “어린이 여러분도 뚝딱 한번 써 보세요. 뚝딱뚝딱, 얼마만큼 놀랍고 멋진 동시를 쓸 수 있는지 보여 주세요. 얼마만큼 대단하고 기막힌 상상을 하며 쑥쑥 자라고 있는지 우리 모두에게 보여”(「머리말」) 달라며 흔쾌히 글쓰기에 나서 보라고 어린이 독자들을 독려한다.
△우산이 없어도 좋았다.
‘우산이 없어도 좋았다(지은이 서홍관, 출판 창비)’는 1985년 시인으로 등단 이래 의사이자 시인으로 꾸준히 활동해온 시인이 ‘어머니 알통’(문학동네 2010) 이후 10년 만에 네번째 시집이다. 그동안 시작활동 외에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창립주역,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등 다양한 곳에서 사회활동을 해온 시인은 세상에 만연한 고통에 가장 먼저 귀 기울인 이력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존재들의 덧없는 고통까지 어루만지는 특유의 다감한 시선을 이번 시집에 고스란히 풀어놓았다. 5부로 나누어 묶은 이번 시집은 “서로 힘껏 사랑함으로써 이 세계의 고통을 견딜 수 있”(해설, 방민호)다는 걸 증명해내며 “인간의 존엄과 현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추천사, 신경림) 만든다. 사랑의 시선으로 존재를 향한 연민의 목소리를 담아내고자 한 시인의 깊은 성찰이 오늘날 우리에게 믿음직한 위로를 선사한다. 제1부에서는 앙코르와트에서 물건을 파는 캄보디아 소녀들(「앙코르와트 소녀」), 학교에 가고 싶어 노동을 감내하는 네팔 소녀(「네팔 소녀 돌마」), 세월호 참사 때 희생당한 고등학생(「나는 살고 싶은데」)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또 제3부부터 제5부에서는 사람들 보기 좋으라고 입구를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 정작 새들은 오가기가 힘들어진 새 둥지(「정발산 박새 말씀이」), 작품 사진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나뭇가지를 잘라내 포식자에게 노출되어버린 꾀꼬리(「전기톱」), 그물에 갇혀 죽어간 새들(「새그물」)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시인에게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외국인·동물·어린아이 등의 이름으로 구별되지 않는다. 저마다 다른 빛깔과 크기의 고통을 짊어진 존재일 뿐이다. 그래서 시인에게는 지금-여기에서 벌어지는 일뿐 아니라 이국의 사람들, 고대도시 노예가 겪는 일까지도 모두 현재의 고통으로 와닿는다. 환자들과의 이야기를 편안한 어조로 풀어놓은 ‘의사의 업적’ 연작 여섯편은 시인이 진료실에서 겪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시인은 1958년 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 창작과비평사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어여쁜 꽃씨 하나』 『지금은 깊은 밤인가』 『어머니 알통』, 산문집 『이 세상에 의사로 태어나』, 옮긴 책으로 『히포크라테스』 『미래의 의사에게』 등이 있다
△고양이의 복수와 물고기 똥을 눈 아이
안도현시인이 ‘고양이의 복수’와 ‘물고기 똥을 눈 아이(상상)’ 등 2권의 함께 읽은 옛날 이야기 책자를 펴냈다. ‘고양이의 복수’에는 지혜와 용기를 주는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구렁이와 결혼한 방울이」는 착한 방울이가 가난한 부모님을 돕기 위해 구렁이 신랑과 결혼한 이야기이다. 방울이와 결혼한 구렁이 신랑은 어떻게 되었을까? 「고양이의 복수」는 자신을 죽이려한 인간에게 복수하기 위해 찾아온 괴물 고양이 이야기이다. 개와 괴물 고양이가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귀신의 말을 엿들은 소금 장수」는 배은망덕한 후손을 혼내는 귀신 이야기이다. 우연히 무덤에서 귀신 말을 엿들은 소금 장수는 귀신의 노여움을 풀기 위해 종횡무진 활약한다. 「100년 묵은 산삼」은 남편 병을 낫게 하기 위해 100년 묵은 산삼을 찾으러 다니는 아내 이야기이다. 산삼을 끓이는 도중에 솥 안을 들여다보면 절대로 안 된다고 했는데, 과연 어떻게 했을까? ‘물고기 똥을 눈 아이’에는 신비스럽고 기발한 다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똥을 누었는데 살아 있는 물고기가 나오고, 바위가 헤엄을 친다. 바다에서 용과 함께 수영을 하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도서관도 있다. 「물고기 똥을 눈 아이」에서 원호는 왜 똥을 누었는데 살아 있는 물고기가 나왔을까? 선녀들이 내려와 놀고 간다는 「하선대 이야기」에선 선녀들이 유행가 메들리를 부르고 천계의 인기 스타 선녀 미월이 등장한다. 「숲속의 도서관」 4층에는 조선 시대로 들어갈 수 있는 출구가 있다. 바다에서 용과 수영을 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바다에서 용을 만난 날」을 읽다 보면 수영복을 입은 용을 만날 수 있다.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연오랑 세오녀 이야기’는 「사람을 태우고 헤엄치는 바위」로 새로 태어났다. 책을 읽다 보면 시인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옛날이야기에 안도현 시인의 상상력이 더해져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데 안성맞춤인 책이다.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
‘애국가 논쟁의 기록과 진실(지은이 임진택, 출판 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은 그동안 국민적 논의로 떠오르지 못했던 애국가의 불편한 진실을 밝히고 새로운 애국가 대안을 모색하려는 이 책을 통해 국가(國歌)를 둘러싼 역사적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하고 있다. ‘애국가’는 일제 강점기를 시작으로 해방 이후에도 국가의 공식 행사마다 불리며 그 역할을 다해왔고, 현재 ‘국가(國歌)’로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져 온 논란은 과연 ‘애국가’를 그대로 불러도 괜찮은지 고민하게 만든다. 애국가를 둘러싼 여러 쟁점은 크게 작곡가의 친일 행적과 표절 혐의, 그리고 작사자 논란과 관련되어 있다. 첫째는 애국가의 작곡가로 알려진 안익태의 친일 행적과 표절 혐의를 둘러싼 진실 공방들이다. 한때 안익태는 세계적 음악가로 소개되며 자랑으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그와 관련된 문제들 모두 해결되지 못한 채 좌초되어 있다. 둘째로 윤치호와 안창호 두 인물로 대표되는 작사자 논란이다. 여러 차례 번복된 끝에 제대로 결론지어지지 않은 상태에 머물고 있다. 과연 ‘애국가’를 진정한 ‘국가(國歌)’로서 인정하고 다음 세대가 불러도 괜찮은 것인지, 중요하게 논의되었어야 할 것들에 대해 의도적인 외면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진지한 성찰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은 이 같은 ‘애국가’ 문제 제기를 시작으로 제1부에서는 〈만주 환상곡〉을 작곡·지휘한 작곡가 안익태의 친일 행적을 밝혀내는 동시에 불가리아 민요 〈오, 도브루잔스키 크라이〉와 안익태 작곡 애국가 곡조를 비교·분석하여 표절 혐의를 밝혀낸다. 제2부와 제3부에서는 애국가 작사자에 관한 여러 자료와 전문증언을 비교·분석하는 한편 일제 강점기 당시 민중의 선택으로 구전되며 정착한 애국가의 민요적 특성과 생성과정을 역사적 사료를 통해 설명하고, 애국가 가사에 담긴 뜻과 시상을 분석한다. 제4부에서는 논란을 딛고 애국가를 바로잡을 필요성과 새로운 애국가 선정에 있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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