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동(객원 논설위원)
콩나물국밥은 역시 뚝배기에 담아내야 제 맛이다. 욕쟁이 할머니가 걸쭉한 욕과 함께 내오는 콩나물국밥은 전 날 마신 술을 깨우는 해장국으로 최고다.
곰살맞은 아주머니의 투박한 손으로 뚝딱 만들어 내는 그 감칠 맛은 배고팠던 옛날의 설움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사람의 ‘정’과 ‘손맛’을 빼고 콩나물국밥을 생각하기 어렵다. 전형적인 토속 음식인 콩나물국밥은 ‘자동’이나 ‘첨단’과는 거리가 있다.
전주 시내 한 콩나물국밥집에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장면이 있다. 인공지능(AI) 로봇이 버젓이 콩나물국밥을 나르며 식당을 누비고 다닌다. 사람 대신 메뉴 주문도 받는다. 요즘 콩나물국밥에 굳이 ‘토속적’인 것을 고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첨단 문명의 상징이라는 인공지능(AI)이 재래식의 대명사인 콩나물국밥에 훅 들어오는 것은 좀 생경한 일이다. 그 양극의 파격이 거부감보다는 신선함으로 다가옴이 다행스럽다.
인공지능(AI)가 낯선 건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 AI와의 동거는 이미 시작되었다. ‘알파고’가 바둑 대국에서 이세돌을 이길 때부터 AI는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시대가 급변함에 따라 점점 인공지능이 인간의 많은 영역을 대체해 가고 있다. 당장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시대에도 AI가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질병 진단은 물론 역학 조사, 신약 개발 등 사람보다 우월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 변동이 심해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주식 시세를 거의 적중하는 AI ‘알파봇’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표정, 의도 등 정서적 교감을 위해 필요한 감성을 인지&; 표현하는 기술까지 갖춘 ‘공감하는 AI’ 가 나왔다. 앞으로 인간은 AI와 일자리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두려움이 실감나지 않는가? 이 첨단 ‘기계’에 대체되는 일자리 대신에 새로운 분야의 일자리가 생긴다는 위로가 그나마 다행이다.
한국의 인공지능 기술력은 미국, EU, 중국, 일본과 함께 선두 대열 수준이다. 앞으로도 AI를 두고 국가간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다. 속수무책 우리를 힘들게 했던 언택트 코로나 시대는 예정된 AI 시대를 더욱 앞당기는 기폭제가 되었다
올 해는 ‘소’의 해다. 안타깝게도 ‘하얀 소’의 감성은 커녕 소처럼 뚜벅뚜벅 걸어갈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 여전히 팬데믹 시기의 어려움을 감수해야할 터다. 이 역경을 극복해 가기 위한 과정에서 AI는 그 존재감을 더욱 높일 것이다.
별 수 없다. 투박하고 토속적인 콩나물국밥을 AI 로봇이 날라주는 모습에 익숙해져야 한다. 콩나물국밥집, 이젠 욕쟁이 할머니 스토리보다 AI 로봇이 더 회자되는 시대가 왔다. 이제 AI는 시대의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