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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소위 ‘전북 가야’ 공론화 장이 필요하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12월 03일 11시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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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마령고 교사)



“가야의 역사와 약간이라도 관련성을 갖고 있는 지역 대부분은 치열하게 경쟁하다시피 그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지역사와 지역의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그를 다룬 각종 학술행사 및 축제와 같은 문화행사를 개최하였다.”

“가야사를 당해 지역 중심의 입장과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함으로써 실상과는 크게 어긋나는 무리한 해석을 시도하거나 과도하게 포장하려는 움직임도 없지 않았다. 단순한 해석의 수준을 뛰어넘어 사실을 왜곡, 호도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하였다. 그런 해석 자체가 당연히 영속적 생명력을 지닐 리가 만무하려니와 결과적으로는 가야사 연구의 침체를 유발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었다.” [주보돈-한국고대사연구 85 (2017. 3)]

윗글은 경북대 주보돈 명예교수가 90년대 중반에 벌어진 경상도 지역 가야사 연구에 대한 문제점을 짚고 가야사 연구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정리한 ‘가야사 연구의 새로운 진전을 위한 제언’이라는 글의 요점이다. 윗글의 내용은 작금의 전북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대변하는 것 같아 매우 놀라게 한다.

왜 제대로 된 학술토론과 검증,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전북가야’ ‘장수가야’ 심지어 ‘진안가야’라 하면서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는가? 더군다나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차원에서 이에 대한 발굴과 학술적 연구를 한다면 보다 더 세심한 학술적 검증과 아울러 공론화 과정은 필수적이라 할 것이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20여 년 전 경상도 지역에서 일어난 잘못을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위 ‘전북가야론자’들이 주장하는 핵심은 반파국이 전북지역에 존재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주장하고자 한다면 반파국에 관련된 문헌적 검토가 필수적으로 병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소위 ‘전북가야론자’들이 반파국과 봉후 관련성만을 내세우면서 신념화된 전북가야의 반파국 동일체를 주장하는데, 과연 제대로 된 연구 결과에서 도출된 산물인지 묻고 싶다. 아직도 반파국은 고령설과 성주설이 유력하게 학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본서기에 실린 반파국의 이야기의 핵심은 반파가 일본의 침입을 대비하기 위해 봉후(봉수)와 창고를 설치했다고 한다. 현재 전북지역에서 반파국에 위치하는 봉후(봉수)는 일본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닌 것이다.

요즘 소위 ‘전북가야론자’들이 봉수를 핵심으로 ‘전북가야’ ‘반파국’을 이야기한다. 반파국은 있었으나 현재 전북 동부지역에는 반파국의 실체는 찾을 수가 없다. 전북 동부지역이 삼국시대 각축장이 벌어졌던 곳이지만 이 지역에 봉수 실체는 아직 제대로 밝혀질 않고 있다. 단순한 지표조사 자료에 의한 107개 봉수가 가야에 의해 운영되었다는 학문적 태도는 매우 불편하다. 107개 봉수가 향하는 방향이 장수지역을 향한다면서 나름 봉수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차후에 봉수로에 대한 세세한 연결 지점과 운영 목적 등 제대로 된 내용을 밝혀주길 바란다. 설득력 있는 검증 없이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만 한다면 이것은 자칫 역사의 왜곡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소위 ‘전북가야론자’들이 제대로 된 학문적 검증 없이 주장하는 또 다른 분야가 1500년 전의 가야 시대의 ‘제철 유적’이다. 231개의 제철 유적의 성과를 이야기하면서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제철 유적’이 대부분이다. 설령 제철 유적이라고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과연 가야 시대에 운용된 고고학적 성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20여 년 전에 경상도 지역에서 이루어졌던 가야사 연구의 문제점이 지금 우리 지역에서 또다시 똑같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지자체와 영합하여 과도하게 포장하고 심지어 단순한 해석의 수준을 뛰어넘어 사실을 왜곡하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 부끄러울 따름이다. 지금이라도 국정과제라는 중요성도 있지만, 그보다 더 한국사를 바로 세우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중앙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증을 위한 공론화 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이를 제안하는 바이다. 20여 년 전 경상도에서 벌어졌던 부끄러운 가야사 연구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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