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 콩나물 쓰는 맛의 고장 전주 대표 음식

■콩나물 원산지 표시로 맛의 고장 신뢰 확보하자 ① 전주비빔밥·전주콩나물국밥 주재료 콩나물, 원산지 표기 대상서 빠져 원산지 표기 제외에 명확한 원칙도 없어, 같은 콩으로 만든 두부는 포함 업체 간 공정한 경쟁과 소비자 알권리 위해 콩나물 원산지 표시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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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창의음식도시 전주의 대표 음식에 들어가는 핵심 재료인 콩나물이 원산지 표시 대상에서 빠져 있다. 업체가 국내산을 쓴 것인지 수입산을 사용한 것인지 소비자는 알 길이 없다. 원산지에 대한 소비자의 알권리가 무시당하고 있는 셈이다. 고품질의 국내산을 쓰는 업체는 저질 수입산을 재료로 사용한 곳과 경쟁하면서 속앓이를 한다. 그렇다고 원산지 표시 대상을 정하는 기준이 명확한 것도 아니다. 수입산 콩은 유전자 조작이 심각하다는 우려 속에 콩나물에 대한 원산지 표시에 각계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 대표 음식의 주재료인 콩나물의 원산지 표시 필요성과 시급함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 최근 전주비빔밥 음식점을 찾은 관광객 배경자(58·경기 용인)씨는 “역시 맛의 고장은 전라도, 그 중에서도 전주비빔밥은 최고봉”이라고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무엇이 그렇게 좋았냐’고 되묻자 배씨는 “지역에서 나오는 좋은 재료를 특유의 비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겠냐”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업소 벽에 붙은 원산지 표시를 보고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는 훨씬 많은데 원산지가 표시된 것은 몇 가지에 불과한 것 같다”며 “이러면 유네스코창의음식도시의 대표 음식이란 전주비빔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 일주일이면 2~3번씩 전주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을 찾는 김대은(48)씨는 “솔직히 먹을 때마다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나름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지만 정작 그 안에 들어가는 주재료인 콩나물의 원산지를 알 수 없어서다. 김씨는 “주인 말로는 전주에서 만든 콩나물을 쓴다고 하는데, 유전자조작이 심각하다는 수입콩을 재료로 사용한 것인지 손님은 알 수 없는 게 아니냐”고 했다.



유네스코창의음식도시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인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에 들어가는 주재료인 콩나물의 원산지 표시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 안전에 대한 신뢰성 확보는 물론 소비자의 알권리 충족 차원에서다.

18일 전주시에 따르면 현행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른 표시 대상은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분류된다. 우선 전통시장이나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농축수산물이나 통조림, 과자 등 933개 품목이 표시 대상이다. 또 하나는 음식점에서 조리하는 식사류에 들어가는 재료에 대한 표시로 현재 24개 품목이 이에 포함된다.

이 가운데 콩나물은 시장이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경우 원산지 표시 대상에 해당해 상품 포장지에 반드시 표시를 해야 한다. 반면 이를 조리에 활용해 음식점에서 판매하면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 현행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품목에 들어가지 않아서다. 법률에 들어있는 24가지 품목 중 농산물은 쌀과 배추김치, 콩 등 3가지로 한정돼 있다. 나머지는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 축산물과 참돔, 고등어, 갈치 등 수산물이다. 특히 전주비빔밥과 전주콩나물국밥의 주재료인 콩나물의 경우 분류가 특이하다. 같은 콩으로 두부와 콩국수, 콩비지를 만들면 원산지 표시 대상이 되고, 콩나물로 키워 조리에 사용하면 대상에서 빠진다. 기준이 명확한 것도 아니다. 전주시 관계자는 “농산물품질관리원의 설명을 들어보면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것 중 유통이나 수입량이 많은 품목을 고시 대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고시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콩의 경우 두부류 등은 표시 대상이고 콩나물은 왜 빠져있는지 설명이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제도가 이렇다 보니 콩나물을 재료로 사용하는 업소마다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린다. 전주에서 6,000원짜리 콩나물국밥을 판매하는 한 업소의 대표는 “우리집은 전주콩나물을 사용하고 있다”면서도 이를 어디에서 가져 오는지 끝내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 다른 품목은 철저히 공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내산 콩나물 사용 업소라는 점을 강조하는 ‘현대옥’ 오상현 대표는 “수입산과 국내산 콩, 콩나물의 가격 차이는 2배 내외인데 이를 고시 품목에서 빼면서 음식업소 사이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콩으로 만드는데 두부는 원산지 표시 품목이고 콩나물은 제외돼 있는데, 이는 소비자의 정당한 알권리 측면에서도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의 주재료인 콩나물의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인 관심사로 부각돼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권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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