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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수필]꼰대를 벗어나(Escape, Comte)

김덕남

기사 작성:  이종근
- 2020년 10월 15일 14시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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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아이들의 입에서 동요가 사라졌다. 아이들은 ‘전국 노래자랑’무대까지 등장하며 여물지도 않은 목소리를 꺾고 긁어가며 기성 트로트 가수를 흉내 냈다. 한창 맑고 밝게 자라야 할 동심이 실연의 감정을 노래하느라 여린 미간을 구기기도 했다. 어른들은 그런 모습을 신통해하며 박수를 보내고 즐거워했다.

한동안 H.O.T 데뷔를 시작으로 아이돌 1세대 시장이 열리고 뒤를 이어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빅뱅, 원더걸스, 레드벨벳 등 2, 3세대 아이돌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어린 학생들은 빠른 랩과 관절을 꺾는 몸짓과 현란하고 선정적인 춤사위를 스펀지처럼 흡수했다. 나는 그런 일련의 모습들을 참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딴따라딴따’하는 공식화된 리듬을 경멸하고 직설적이고 저급한 노랫말이 거슬려 나는 트로트를 멀리해왔다. 그런데 여자 트로트 경연에 이어 올해 초, 모 방송국의 남자 트로트 가수 선발 경연은 그런 내 편견을 깼다. 가창력도 없는 답답한 목소리로 관록만 앞세우는 가수나 치유와 희망을 주기는커녕 자기 형편을 만회하려는 군색스러운 구시대 가수의 무대에 더욱 염증이 날 즈음, 새로운 스타들의 출현은 신선했다.

경연은 매주 긴장감과 재미를 더해가며 콘서트를 방불케 했고 아이돌 시장마저 잠재우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들의 연습 과정 그리고 사생활까지를 공유하며 친밀감으로 관객과 동일체를 만들고 두 자릿수의 시청률을 올렸다. 나이 든 이들의 전유물로만 치부했던 전통가요가 어린 학생부터 구십 객 까지 모든 연령층을 아우르며 트로트를 즐기지 않던 나까지 TV 앞에 붙들어 놓았다.

그들은 장르를 불문한 곡의 놀라운 소화력과 특색 있는 저마다의 가창력으로 혼신을 다하며 감성을 자극하고 우리를 매료시켰다. 긴박하고 절실한 상대와의 서바이벌 무대임에도 옹졸함 없는 여유와 패기는 풋풋한 젊음이 주는 향기였다. 비주얼 시대에 훤칠하고 수려한 외모와 밝은 표정의 세련된 몸짓 또한 인기몰이에 큰 몫을 했다. 무엇보다도 우리를 빠져들게 한 큰 요인은, 자유롭지 못한 외출과 침체한 경기로 기쁠 일 별로 없는 코로나 정국에 마음을 달래주며 끌어들인 점 아니었을까?

트로트는 내 편견을 깨며 색다른 음악의 장르로 다가왔다. 스타가 된 그들 중에는 초등학생도 있고 이미 어린 시절부터 어른을 능가했던 가요 신동들이 많았다. 시대가 달라졌음을 깨닫는다. 공부만 해서 공부로 끝을 보게 하려는 일반적이고 구태의연한 나만의 생각이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항상 정답일 수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돋보이는 싹이라면 그의 영재성을 세계무대로까지 꽃 피울 수 있도록 어릴 때부터 길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이다.

일찍이 종합 엔터테인먼트를 꾸미는데 눈을 돌리고 스타를 관리하며 노래와 춤뿐 아니라 외국어, 연기, 개인기까지 다양한 훈련으로 KPOP 산업을 키웠다. 그 결과 세계무대에 한류의 바람을 일으켰고, 그 성공은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수상으로까지 이어지게 했다. 대면 교육만이 학교 교육 전부라고 생각해 왔지만, 우리 의지와 달리 코로나19는 교육뿐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지금까지의 일상의 패턴을 바꾸어놓고 있지 않은가.

“ Latte is horse. 나 때는 말이야.” 내 시대만을 기준으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은유하는 신조어다. 글로벌시대에는 비판적 요소에도 미래를 보는 엉뚱하고 창의적인 눈을 갖는 일이 필요하다. 과거에 매몰 된 근시안적인 생각에서 전환해 보려는 노력이 바로 ‘꼰대 Comte’를 벗어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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