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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 외로움 관리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9월 24일 13시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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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익산시사회복지협의회장,삼동인터내셔널(국제NGO)이사장, 정신요양시설 삼정원장)



평생 외롭고 우울하게 살다 떠난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가 있다. 1915년에 태어나 1963년에 세상을 떠난 프랑스의 가수이다. 세상은 그녀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가수라고 불렀다. 그녀는 병상에서 한 마지막 인터뷰에서 죽음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한다. “외로움보다는 덜 무섭지요.”

외로움은 ‘나라님도 구제 못하는’ 인간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외로움을 구제하겠다고 나선 나라가 있다. 2018년에 ‘외로움 담당 장관’을 신설해 임명한 영국이다. 외로움을 국가적 과제로 파악한 영국의 시각이 지혜롭다.

노인의 외로움이 얼마나 심각하면 외로움 담당 장관이 다 생길까? 영국의 겨우 75세 이상의 고령 노인 절반이 혼자 산다고 한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1주일이 돼도 다른 사람이나 단체와 교류 없이 혼자 지낸다고 하니 외로움은 큰 문제일 것이다.

외로움 담당 장관이 생길 곳은 우리나라다. 우리의 경우 혼자 사는 노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흔히 ‘독거노인’이라고 하는 데 138만명(2017년 기준)이나 된다. 늙어서 혼자 산다는 것은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이다.

젊은 사람들은 외로우면 술을 먹고 담배를 피운다든지 하면서 나름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정 갈 데가 없으면 낮잠이라도 자고 카페에 가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때울 수도 있다. 젊기 때문에 외로워도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다.

영국에서 외로움 담당 장관이 생긴 것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지금처럼 저 출산에 고령화가 가속화되면 외롭게 홀로 지내는 노인들이 더 많아질 것이고, 그러면 우리도 외로움 담당 장관이 생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우리 한국사회의 외로움은 영국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을 것이다. 고독사라는 말은 일본에서 나왔지만, 이젠 우리도 일본 못지않은 사회문제가 되었다. 하지만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지 않게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살아 있을 때 외롭지 않게 해주는 것이다.

외로움은 나이가 따로 없다. 10대에서 80대까지 고루 분포되어 있다.

우리들은 외로움이 찾아올 때 어떻게 하나? 요즘 외로움을 달래는 관련 산업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함께 산책해주는 서비스, 인형과 함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익명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모바일 앱도 있다. 외로움을 달래주는 모바일 게임 역시 반응이 매우 좋단다. 그러나 외로움마저 돈이 되는 사회가 된 것이 좀 안타깝다.

요즘, 외국에 있던 어디에서든지 연락도 할 수 있을 만큼 시대는 발전했지만 사람들은 예전보다 더 외로워한다. 최근 우울증, 쓸쓸함으로 인한 슬픔 등 외로움은 더욱 증가 되었다고 한다.

왜 사람들은 더 외로워하는 것일까?

정호승 시인은 외로움이 삶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에서“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고 노래했다.

외로움은 이제 관리의 대상이다. 외로움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절대 혼자일 수 없다. 아무리 혼자라고 생각해도 절대 혼자가 아니다. 나는 개인이 아니며, 나를 포함하여 모든 존재는 천지만물의 공동작품임을 알아야 한다. 때로는 별 볼 일 없다고 생각되는 ‘나’이지만 알고 보면 천지만물은 모두가 은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기에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난 절대 나 혼자가 아니다. 그러니 자신이 외롭다고 남 탓하지 말자.

다음은, 정신의 자주력을 길러야 한다. 외로움은 타인에 대한 소외, 나의 감정이므로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주인이 되어 스스로 판단하고 처리하는 힘이 바로 자주력이다. 이 자주력이 충만하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생기는 짜증, 분노, 공포, 초조함 같은 감정에 끌려가지 않는 힘이 생긴다.

사람을 비롯하여 모든 유정물(有情物)은 근본적으로 배우지 아니하여도 알아지는 것과 하고자 하려는 욕심이 있다. 따라서 아는 것과 하고자하는 것을 취하기로 하면 예의나 염치 그리고 공정한 법칙은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에게 있는 권리와 기능과 무력을 다하여 욕심만 채우려 하다가 결국은 패가망신도 하며, 번민망상과 분심초려로 자포자기의 염세증도 나며, 혹은 신경 쇠약자도 되며, 혹은 실진자도 되며, 혹은 극도에 들어가 자살하는 사람까지도 있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 욕심을 제거하고 정신의 자주력을 길러야 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며, 내 인생은 내가 스스로 창조해 간다. 이제 가을이다. 내 인생의 가을, 맑고 풍요로운 결실을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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