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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의 비극…말다툼 중 동생 살해한 형 항소심서 감형

-범행 인정, 피해자 가족 선처 탄원 등 참작

기사 작성:  양정선
- 2020년 09월 13일 15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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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이자 문제로 다투다 홧김에 친동생을 살해한 50대가 항소심에서 형이 줄었다.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피해자 가족이 선처를 원하는 점 등이 종합된 판단이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1형사부는 1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58)씨에 대한 항소심서 징역 15년이 내려진 원심을 깨고,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11일 오후 4시께 전주 태평동 한 전통시장에서 동생(50)의 목과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흉기에 찔린 동생은 병원 이송 중 과다출혈로 숨졌다. 사건 당일 A씨는 대출금 이자 문제로 다투다 동생이 자신에게 “완전 양아치네”라고 말하자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전화로 동생과 1차 언쟁을 벌였던 그는 혈중알코올 농도 0.16%상태에서 차를 운전해 정읍에서 전주까지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형제의 사이가 처음부터 나빴던 것은 아니다. 사건의 화근은 로또 당첨금이 됐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A씨는 2007년 로또 1등에 당첨돼 세금을 제외하고 약 12억을 수령했다. 수십억 앞에서 가족을 먼저 떠올린 그는 남동생에게 1억5,000만원을 주고, 누나와 작은아버지에게도 수천만원을 줬다. 숨진 동생은 A씨가 준 돈을 보태 집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은 돈 7억 원 중 일부를 투자해 정읍에서 정육식당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로또 1등이란 씨앗은 재앙의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거절을 못하는 성격 탓에 A씨는 당첨금 상당액수를 친구들에게 빌려주고 받지 못했다. 이 사건의 원인이 된 동생 집 담보대출 건도 친구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 동생 집을 담보로 4,700만원을 빌린 그는 이 중 4,600만원을 친구에게 빌려주고도 받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A씨 식당 역시 폐업 위기에 봉착했다. 경찰 조사당시 A씨는 “25만원의 대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진술했다. 이 기간 사정이 어려워 진 것은 A씨뿐만 아니었다. 자신의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동생 역시 은행의 빚 독촉에 시달려야 했고, 형제의 말다툼은 결국 살인사건이 됐다.

1심 재판부는 범행수법의 참혹함을 들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A씨 측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잘못을 인정‧반성하고 있고 피해자 가족들도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 나이, 선행, 가족관계, 경위, 범행의 정황 등을 종합했을 때 원심의 형이 무거워 보인다”고 판시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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