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반달리즘

기사 작성: 이종근 - 2020년 07월 30일 14시22분

사춘기 아이들은 반달리즘(vandalism, 반사회적 심리) 성향을 보이며 흥분 추구적이고 과시적 욕구를 쉽게 드러낸다. 학교 밖 청소년을 고려해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에서 실질적인 준법의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1회성에 그치는 보여주기식 교육이 아니라 교육효과에 대한 평가와 보완을 수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반달리즘(vandalism)’이란 문화유산이나 예술품 등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것을 말하지만 넓게는 낙서나 무분별한 개발 등으로 공공시설의 외관이나 자연 경관 등을 훼손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반달리즘이란 용어는 고대 게르만족의 일파인 반달족(Vandals)에서 비롯됐다. 당시 반달족은 당시 니케아 공의회에서 이단으로 선언된 아리우스파를 신봉하고 있어서 로마 가톨릭과 대립하고 있었다. 로마를 침공한 반달족은 문화 파괴자이자 약탈자로 여겨졌고, 르네상스 이후 로마의 문화를 이상화했던 세대에게 반달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욱 확산됐다. 1794년, 프랑스 블루아의 주교인 투르 앙리 그레구아가 프랑스 혁명 당시 군중들이 가톨릭교회의 건축물과 예술품을 파괴한 행위를 두고 반달족의 침략 행위에 비유해 반달리즘이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들어 미국 시카고 도심 북서부 앤더스빌의 앤틱 쇼핑거리 상가 건물 벽에 그려져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신상 얼굴 부분이 전날 검정색 페인트 세례를 받은 채 발견됐다.이에 경찰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반달리즘 피해를 당했다고 판단하고 조사를 벌였다. 앞서 2018년 5월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친시장 경제정책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에서 일부 시위대가 공공 기물을 파손했는데, 이에 프랑스 정부는 폭력과 반달리즘 행위를 규탄했다. 전쟁이나 사회의 급격한 변동이 있을 때 자주 반달리즘이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2001년 바미안 석불을 파괴했을 때와 이슬람국가가 2015년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유적들을 파괴했을 때를 예로 들 수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문화재청 소관 법률 제·개정안 6건을 지난달 9일 공포했다. 특히 문화재청장이 지정ㆍ등록문화재를 기증받을 수 있는 근거와 낙서 등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 시 원상회복 비용을 훼손한 당사자에게 부담시키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산과 바다뿐 아니라 유서 깊은 유적지도 가리지 않는 관광지 낙서가 문제다. 이번 휴가엔 제발 여러분들의 ‘반달리즘(vandalism)’을 잠재우기 바란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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