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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창] 조율(調律)

“대면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마음 조율할 수 있는 시대”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7월 09일 13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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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전라북도립국악원 학예연구팀장)



우리는 흔히 연주회에 가면 관현악단이 공연할 때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협연자의 독주악기와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의 음을 맞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관객입장에서 “미리 음을 맞춰 놓았다가 바로 공연을 해야지, 꼭 저렇게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맞추는 과정을 갖는가!” 하는 생각을 가질 때가 있었다.

대개 서양 클래식 (orchestra)의 조율은 오보에(oboe)의 라(la)음 440 사이클에 기준을 삼아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나 관악기 등이 그 피치에 맞추는 과정을 갖는다. 처음에 오보에가 연주하면 각 악기들이 음을 맞추고 바이올린은 따로 악장이 한 번 더 연주하여 조율한다.

이렇게 다른 피치와 더불어 조화를 이루거나 또는 일정한 간격으로 특정한 피치를 만들어 내거나 만들어 내도록 준비하는 작업을 ‘조율(調律)’이라 한다. 전통음악에서 ‘조(調)’는 음조직이나 음위(key)나 악상기호의 의미를 뜻하였고, ‘율(律)’은 음계를 의미하였다.

대개 피아노의 음을 쳤을 때 2~3초 후에 올라오는 음정을 감싸고 있는 잔향으로서 음의 높이인 진동수를 ‘피치(pitch)’라고 부르는데, 이 피치를 맞추는 과정이 조율이다. 그래서 악기가 조율되지 않으면 피치가 너무 높거나 낮게 되는데 음이 높으면, “연주자의 피치가 삽(#)되었다.”라고 하고, 음이 낮으면 “연주자 음이 플랫(♭)되었다.”라고 표현한다.

피아노는 건반 88개와 각 건반마다 피아노 줄을 합하여 모두 220개의 줄을 일일이 두드려보고 각각이 정확한 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한다. 모든 악기는 정기적인 점검이나 수리를 해주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악기라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기 십상이다. 성악인 합창의 경우에도 정확한 도(Do)의 음정을 내는 것이 중요하며 단원들의 연습으로 시창과 청음의 조율이 필요하다.

또한 대부분의 관현악 연주자들은 악기들의 음들을 조율해놓았다 할지라도 실제 무대공연에 앞서 반드시 튜닝의 과정을 거친다. 그래서 혹시라도 흐트러진 음이 있다면 다시 바로 잡는 과정을 갖는 것이다.

필자가 판소리를 학습하거나 공연할 때는 낮은 청, 본청, 높은 청 세 가지 중심음을 가지고 소리한다. 새벽이나 아침에는 몸이 굳어져 있어서 피치파이프의 A음을 중심으로 소리하고, 오전이나 점심때는 본청인 A#음으로 연습하고, 오후나 저녁에는 성대를 단련하기 위해 B청으로 연습하거나 소리한다.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대인관계나 업무추진 과정에서도 악기를 조율하듯 마음의 조율이 필요하다.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다보면, 끊임없이 내 경험에서 올라오는 생각이나 기준이 앞선다. 하지만 2차적인 생각을 통해 내 기준을 내려놓고 상대방이나 직장의 계획 속에 마음을 조율하다보면 같은 마음으로 흐르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음의 조율은 모습만 다를 뿐 삶의 여러 측면에서 이루어진다. 가정에서 식구들이 함께 집안일을 의논하는 것, 판소리를 학습하고 예능을 연마하면서 스승의 시김새나 더늠이나 법제를 내려 받는 일, 신앙생활에서도 교회나 목사님의 인도나 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받아들이는 일 등 모든 일이 조율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직장에서는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 성실함으로 일을 잘 하는 것보다 서로간의 마음의 조율을 통해 소통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나아가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이길 힘이 없으면 나 혼자 끙끙대며 애를 써야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과 조율이 되면 그 과정에서 해답을 얻어 나갈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제는 시대가 마음을 조율하고 소통하기 편한 세상이 되었다. 문자나 카톡을 활용하여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조율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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