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동행세일 행사가 열린 전주남부시장이 썰렁한 모습이다. 권동혁 기자
지난 4일 오후 전주 남부시장. ‘대한민국 동행세일’이란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로 시장은 한산했다. 정겨운 호객행위도, 값을 깎기 위한 실랑이도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물건 싸고 좋아.” 상인의 애달픈 목소리는 골목을 가득 매운 이벤트 가수 노랫소리에 묻혔다. 상인 조모(58)씨는 “‘가게 매출 올리는데 도움 될 것’이라 해서 착한가게 포스터도 붙이고 가격도 내리고 별 짓 다했지만 소용없다”며 “상인들에겐 매출 증대가 볼모인 이름만 동행세일”이라고 했다. 남부시장 상인 간 온도차는 행사가 이뤄지는 중심거리에서 멀어질수록 더욱 커졌다. 한 채소가게 상인은 “가뜩이나 장사도 안 되는데 불난 집에 부채질 하냐”며 “도움도 안 되는 노랫소리는 시끄럽기만 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상황은 인근 전주 신중앙시장도 비슷했다. 손님 발길을 끌기위해 전을 부친다는 김모(여&;56)씨는 “명절 대목이 아니면 전 장사는 되지도 않는데 냄새로 손님을 끌어 보려고 세일기간 불판을 꺼냈다”며 “세일한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손님은 매번 그대로다”고 푸념했다.
지난달 26일 시작된 동행세일은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대규모 할인 행사다. 백화점과 대형 유통업체, 전통시장 등의 판촉행사 오는 12일까지 이어진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내수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품었다.
하지만 현장에선 9일간 진행된 이벤트가 무색할 정도로 매출 변화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앙시장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정모(60)씨는 “재난지원금 풀릴 때 반짝하더니 말짱 도루묵이다”며 “행사 시작 일주일이 넘었지만 매출도 제자리다”고 토로했다. 이어 “상인들 대부분이 마진도 못 남기고 팔고 있는데 손님들은 ‘세일이라더니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한 소리 한다”면서 “행사 취지는 물론 동행이란 의미 자체가 헷갈릴 정도다”고 했다.
전통시장 상황과 달리 전주 한옥마을에 마련된 행사부스와 대형마트는 관광객과 손님으로 발 딛을 틈 없었다. 행사부스를 지나던 한 시민은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한데 사람들을 몰리게 하면 어떡하냐”며 혀를 찰 정도였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소상공인 매출액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소상공인 매출액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33.4% 줄었다. 같은 기간 전통시장 매출액 감소율은 28.5%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유행과 ‘약발’ 떨어진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동행세일도 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중기부는 “동행세일 참여 50개 시장 750개 상점 샘플 조사 결과 지난달 26~28일 매출액과 방문 고객수는 세일 시작 전 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로나19 지역 확산 등으로 아직 어려운 상황이지만, 동행세일에 참여한 시장은 매출이 오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전북지역 전통시장 장엔정 관계자도 “전통시장 상인들이 판매하는 품목별로 체감 매출이 다를 수 있다”며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매출은 정확히 행사가 끝나 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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