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폭염까지, 어르신 여름나기 비상

역대 최악 폭염예보 속에 무더위 쉼터 휴관 장기화 딱히 오갈데 없는 어르신들 공원과 커피숍 등 배회 첫 폭염에 온열질환자 속출, 고령층 돌봄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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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나기 힘들어

전주 서신동에 있는 한 근린공원의 지난 17일 낮 풍경. 코로나19 파동이후 경로당과 복지관 등 노인복지시설이 모두 폐쇄되면서 무더위 쉼터를 잃은 어르신들이 그늘을 찾아 공원에 모여들고 있다고 한다.





올 여름은 어르신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악의 폭염이 예고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동에 무더위 쉼터마저 대부분 문닫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건강한 여름나기가 쉽지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도내 곳곳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할 조짐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이달 들어 18일 현재 일사병과 열사병 등으로 쓰러진 도내 온열질환자는 모두 7명으로 집계됐다. 응급실에 긴급 후송된 사례만도 그렇다.

온열질환자는 대부분 70대 이상 고령자였다. 이들은 하나같이 도내 일원에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던 지난 9일과 10일 사이에 쓰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군산에 사는 칠순 농민은 장시간 땡볕 아래서 보릿대를 태우다, 정읍에 거주하는 한 팔순 은퇴자는 무료함을 달래려고 뒷마당을 거닐다 쓰러지는 등 그 사연도 가지가지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 이 같은 온열질환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기상청은 올여름 폭염일수가 약 20~25일에 달할 것 같다, 즉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많아질 것 같다고 예보했다. 여기에 열대야까지 기승부린다면 자칫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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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실정이지만 무더위를 피할 쉼터는 대다수 굳게 닫혀버린 실정이다.

실제로 도내 무더위 쉼터는 모두 5,117곳, 이 가운데 90%(4,585곳)는 3개월여째 휴관중인 경로당과 복지관 등 노인복지시설이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우려한 조치다.

언제쯤 다시 개관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도 관계자는 “무더위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안전하게 돌보려면 쉼터를 신속히 개방하는 게 중요하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면서 어떻게 할지 정부 방침이 나오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언제든지 재개관 방침만 정해지면 곧바로 다시 문을 열 수 있도록 미리미리 에어컨을 정비하고 방역 담당자를 지정하는 등 만반의 준비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다보니 여기저기 배회하는 어르신들도 적지않은 실정이다.

주로 도시 공원이나 다리 밑, 또는 커피숍 등과 같은 상업시설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더위를 피하고 적적함도 달래보겠다는 요량이다.

전주 서신동주민센터 인근에 있는 한 공원에서 마주친 칠십대 어르신은 “오갈데가 마땅치 않은데다 집에서 쉬기에는 전기료가 만만치 않아 낮에는 공원에 나와 이웃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게 소일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더 더워지기 전에 찬바람 나는 경로당이 하루빨리 다시 문 열었으면 좋겠다”고도 바랬다.

자신을 공직 퇴직자라고 소개한 육십대 후반 어르신은 노인복지시설을 대체할 무더위 쉼터론 커피숍이 최고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전주역 인근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은행이나 관공서 등은 우두커니 앉아있기에 머쓱하지만 커피숍은 2,000원짜리 아이스 커피 한잔만 시켜도 눈치볼 것 없이 장시간 시원하게 머물 수 있어서 매일 매일 지인들과 커피숍을 애용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다만, “별다른 수입이 없는 노년층의 경우 커피숍도 대안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무더위도 피하고, 식사도 해결하고, 취미생활도 할 수 있는 노인복지시설을 안전하게 다시 열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글·사진=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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