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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정의가 아니어도 합리적 판단으로 뽑자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3월 29일 13시54분
양용모 (정치학박사)





어느덧 21대 총선에 후보등록이 시작되었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한 누란의 와중에도 선거는 진행되고 있다. 정당도 많고 후보도 많고 정책도 많고 공약도 많다. 세상이 어지럽기만 하다. 도대체 어느 정당 누구를 뽑아야 할까?

사기열전(事記列傳)은 한나라 사마천이 쓴 대하 역사서이다. 사마천은 기원전 145년에 태어나 기원전 85년에 죽었다. 사마천의 자는 자장(子張) 섬서성 용문 출신이다. 사마천의 사기 제 일장에는 백이 열전이 기록되어 있는데 오늘의 주제이다. 백이와 숙제는 서백창이라는 사람이 노인을 잘 모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를 찾아가서 몸을 의탁하려 하였다. 그런데 백이와 숙제가 주나라에 이르러서 보니 서백창은 죽었고 그의 아들 무왕이 나무로 만든 아버지의 위패를 수레에 싣고 주왕을 치려 하였다. 이에 백이와 숙제는 무왕의 말고삐를 붙잡고 간언하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례도 치르지 않고 바로 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효(孝)라고 할 수 있습니까? 신하 신분으로 군주를 죽이는 것은 인(仁)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러자 무왕의 신하가 칼을 빼 백이와 숙제를 베려 하였다. 이에 태공이 말리며 “이들은 의로운 사람이다.”라고 하며 말리었다. 그 뒤 무왕은 은나라의 어지러움을 평정하자 천하는 주나라는 종주(宗主)로 삼았다. 이렇게 되자 백이와 숙제는 이를 부끄럽게 여기고 의롭게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고 수양산으로 들어가 고사리를 뜯어 먹고 살았다. 굶주림에 지쳐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르자 노래를 지어 불렀다.

저 서산(西山)에 올라 / 고사리를 캤네. / 폭력으로 폭력을 바꾸었건만 / 그 잘못을 모르는구나. / 신농(神農), 우, 하나라 때는 홀연히 사라졌으니 / 우리는 앞으로 어디로 돌아가야 하나? / 아아! 이제는 죽음뿐, / 운명도 다 했구나! / 마침내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다.

이 소식을 들은 노자가 말했다.

“하늘의 도는 사사로움이 없이 늘 착한 사람과 함께한다.”

백이와 숙제는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으니 그렇지 아니한가?

또한, 공자가 이르기를 “백이와 숙제는 지나간 원한을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원망하는 마음이 이 때문에 거의 없었다.”라고 하면서 그들은 인(仁)을 구하여 인(仁)을 얻었는데 또 무엇을 원망하겠는가?”라고 하였다. 이에 대하여 사마천은 “나는 백이의 심경이 슬펐으니 일시를 보면 공자의 말과는 다른 데가 있어서이다.” 사마천, 김원중, 『사기 열전』, 서울: 민음사, 2019, pp. 72~76.

백이 숙제의 이야기에서 진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사마천은 백이와 숙제는 참으로 착하기 그지없고 의로운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도리를 지키다 일찍 죽었다는 것이다. 왜 하늘은 천명을 이리 불공평하게 책정하였는가를 원망하였다. 그러면서 도척의 예를 들었다. 도척이라는 흉악한 도적이 있었는데 날마다 사람을 죽이고 그들의 고기를 잘게 썰어 육포를 만들어 먹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도척은 천수를 누리며 오래오래 도적질을 하며 살았다. 어찌 하늘이 의(義)와 도(道)를 행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의와 도는 하늘이 행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놓고 그렇게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러니 애당초 의와 도는 기준이 모호하여 제대로 지킬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다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성에 의한 합리성을 찾는 것이다. 합리성이 상식이고, 공정으로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전이 한창이다. 정당에서는 후보를 공천하고 있고, 당에 공천을 받지 못하는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고 있으며, 처음부터 아예 무소속으로 질주하는 후보들도 있다. 몹시 어지럽고 난리 속이다. 이 시끄럽고 즐겁지 않은 세상의 한가운데로 시민들을 끌고 들어가고 있다. 보기도 민망하고 도대체 이해도 가지 않는 일이 날마다 벌어지고 있으며, 모두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외치고 있다. 이런 아수라장에 가까운 정치 현상에 대하여 시민들은 냉소와 힐난으로 비난하기도 하지만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어지러운 정치 현상을 외면하고 피해 나가면 우리는 ‘권력의 창출에 있어서 반듯이 주장하고 행사하여야 할 시민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면 정말 협잡에 의한 비겁자를 뽑는 결과가 나온다. 이성에 의한 합리성으로 후보를 판단하고 선택하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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