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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6.25때도 댄스홀은 사회지도층으로 성황을 이뤘다.

“지금은 중앙재해대책본부의 조언에 따라 줄 때
어둠 뒤 태양을 끌어 올리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3월 23일 13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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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국무총리가 ‘코로나 19’확산 방지에 실내 활동을 포함한 집단모임을 자제하라는 담화를 발표했다. 이 날 저녁에 강남 클럽에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사이토카인 폭풍’ 경고에도 불토를 외치는 청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는 뉴스가 뜬다.

6∙25때는 피난지 부산이 그랬다. 댄스홀은 사회지도층으로 성황을 이뤘다. 일탈에 대한 짜릿함. 이해는 하지만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법과 원칙을 주장하는 검찰총장보다 ‘인간시장’의 주인공 장총찬이나 주먹왕 김두한이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르겠다.

초등학생 100명 가운데 40명 정도 중학교에 진학하던 시절에도 골목문화가 있었다. 골목에는 텃새가 존재했다. 동네 골목은 신성불가침 지역이었다. 동네 아이들로 빼곡했다. 어수선해도 질서가 있었다. 부잣집 아들이나 힘이 쎈 형을 둔 아이를 중심으로 뭉쳤다. 큰 사건에는 골목에서 은퇴한 형들이 나타났다.

TV드라마 제3공화국에서 박정희는 “6∙25때 고관대작들은 자녀를 모두 외국에 피신시켰고, 서민의 자식이 나라를 지켰다.”고 일갈한다. 임진왜란 때는 백정과 기생 승려까지도 저항했다. 문득 노비의 자식과 천민의 자식들이 독립운동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진다. 길을 건넌다. 앞으로 쓰윽 차가 지나간다. 돌아보는 눈빛에 미안해하는 모습이 없다. 곧바로 우회전하면서 직진차량 사이에 머리를 들이민다. 직진차량은 속도를 늦춘다. 신호가 바뀌면 신호등 밑이 주차장이다. 꼬리 물기를 하는 차량도 흔한 풍경이다. 신호가 바뀌고 정지선에 있던 차량은 1~2초 후에 출발한다. 불문율이 된 것 같다. 교통질서가 차선이 없는 동남아시아 어느 국가 수준이다. 차량 운영자 절반 이상이 대졸이다.

여의도에는 원형극장이 있다. 대한민국 국회다. 건물의 품격은 높은데 입주자가 문제다. 유체이탈 화법이 넘실거린다. 국민의 대표라고 뻐긴다. 국가관과 민족관은 임진왜란에서 멈춰있다. 토론은 초등학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발언 방해하고 자는 것은 양반이다. 야동 보는 분도 있었다. 이념 속에 갇혀 있는 곳이라서 멀게만 느껴진다.

광화문도 그렇다. 골목에서 은퇴한 형들의 모습이 보인다. 한쪽이 황윤길이요, 다른 한쪽은 김성일이다. 서로 다른 시각을 이야기 한다. 산성비를 맞으면 머리가 빠진다고 하고, 다른 쪽은 빠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논리는 거창한데 주장은 이 정도 수준이다. 그 다음은 전자파다. 입장은 다르고 논리는 같다. 한쪽이 유해고 한쪽은 무해를 주장한다. 언제나 한쪽은 맞고 한쪽은 틀린다. 영락없는 조선의 사대부다.

정사와 부사는 160m 높이의 바위가 마주한 협곡 양 끝에 있다. 서로는 눈빛만 봐도 안다. 살짝 말해도 잘 들리는데 일부러 악을 쓰면서 말한다. 일 년에 한두 번은 세력 다툼을 한다. 그날의 촛불은 꺼져있고 그날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지만 언제나 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태초부터 사람들은 몸이 물에 뜨는 것을 느꼈으나 아르키메데스만이 흥분했다. 시간되면 그냥 떨어지는 것으로만 알았던 사과를 뉴턴만이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살아있는 것에는 ‘촉’이 있다. 정당하고 옳은 주장이라도 사회적 합의에서 일탈하면 방향성을 잃고, 설득력도 떨어진다.

모나코에는 사람이 다니기에도 불편할 정도로 좁은 골목길이 있다. 누군가 ‘발라’하면 골목의 모든 사람이 길 한쪽으로 비켜선다. 반대쪽으로 당나귀가 일렬로 걸어간다. 지금은 2주간 멈춤에 동참해달라는 중앙재해대책본부의 조언에 따라 줄 때다. 어둠의 뒤편에서 태양을 끌어 올리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강승구(원광대학교 경영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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