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한가운데] 건강을 담은 전주 모주(母酒)이야기

“‘어미 母'에 `술 酒'를 쓰는 모주 실제로 몸에 좋은 성분이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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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전통의 멋과 맛을 지닌 도시로 유명하다. 전주비빔밥, 전주콩나물국밥, 전주한식은 전주를 대표하는 유명한 향토음식이다. 전주에는 이런 대표 음식과 함께 애주가들에게 제공되는 특별한 향토음식이 있으니 그게 바로 모주이다. ‘어미 母’자에 ‘술 酒’자를 쓰는 모주(母酒)는 인목대비 어머니가 만들어서 ‘모주’라 칭하였다는 설이 있다. 『대동야승』과 1975년 경향신문 자료를 살펴보면 인목대비의 친부인 김제남은 광해군에게 역당으로 몰려 사형을 받고, 부인 노씨는 제주도에서 10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게 되었다. 노부인은 유배지에서 이웃집 술장수에게 청주 거르고 남은 지게미를 얻어 물을 붓고 다시 걸러서 팔아 굶주림을 면하며 지냈다. 제주도 사람들은 노부인을 모친처럼 사모하는 마음에서 이 술을 왕비의 어머니가 만든 술이라 하여 ‘대비모주(大妃母酒’)라 부르다가 나중에는 ‘대비’자를 빼버리고 ‘모주’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청주 거르고 난 지게미로 모주를 만들어 먹는 법도 그때부터 생겨났다고 한다. 또 한 가지는 어느 고을에 술 많이 마시는 아들의 건강을 염려한 어머니가 막걸리에다 각종 한약재를 넣고 달여 아들에게 주어 ‘모주’라 이름 붙였다는 설이 있다. 시판되는 막걸리로 끓여내는 현재의 모주와는 다르게 술을 다 거르고 남은 술지게미에 약재를 넣고 끓여 만든 것이 모주의 원형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국가의 큰 공사와 사업에 힘쓰는 이들에게 굶주리지 않도록 국가에서 모주를 하사하라는 내용이 등장한다. 모주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약재를 올린다는 약방의 계이다. 임금의 어머니가 두통이 생겨 처방하는 당귀음(當歸飮) 2첩 처방에도 모주가 들어간다. 조선시대의 모주는 굶주린 자에게는 식사대용이자 아픈 이에게는 약재로 활용되는 음식으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현재 전주에서 모주는 콩나물국밥과 함께 피로와 숙취를 풀어주는 해장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실제로 전주 모주에서 몸에 좋은 성분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 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마련된 실험실. 막걸리와 각종 한약재를 섞어 연구원들이 직접 끓인 모주에서 폴리페놀과 코지산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각각 노화방지와 피부 미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성분이다. 항암치료에 좋다는 플라보노이드와 뇌, 간, 혈관에 좋은 감마-아미노부티르산도 검출됐다. 이 성분들이 막걸리에서도 나오기는 하지만 검출량이 모주에 비교할 수 없다고 한다. 조선시대 약재 처방에 등장하는 모주 기록, 그리고 피로나 숙취음료로 알려진 모주의 현재를 생각해보면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전주시내 곳곳에는 콩나물국밥집, 한정식집, 비빔밥집들이 산재해있고, 그곳에서 모주를 만나볼 수 있다. 집집마다 자기들만의 비법이 있어 막걸리에 찹쌀가루를 넣어 걸쭉하게 하기도 하고, 대추, 계피, 생강, 흑설탕의 기본 재료 외에 감초, 인삼, 칡 등 몸에 좋은 약재들을 넣어 끓이기도 한다. 달짝지근하면서도 계피나 약재의 향기를 머금은 모주는 어머니가 자식의 건강을 걱정해 정성스럽게 몇날 며칠 끓여낸 달콤한 한방음료 같아 남녀노소 누구든 즐길 수 있다. 실제로 몸에도 좋다고 하니 모주가 전주를 벗어나 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음용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누구라도 진한 갈색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은은한 한방향기를 품은 모주를 한번 마셔보면 그 오묘한 맛에 빠지고 말테니!

/수을문화연구소 주담 대표 박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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