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어촌기반조성관리, 수자원관리, 농촌개발, 해외사업 등 굵직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김인식 사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지역본부를 찾고있다. 공사가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임직원과 공유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현장의 애로를 파악키 위해서다. 지난 20일 전북지역본부를 찾은 김인식 사장을 만나 그간의 사업과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 들어봤다./편집자 주
△ 한국농어촌공사는 100년 역사를 지닌 새만금사업과 농지은행사업 등을 통해 농지를 만들고 공급하며, 저수지 관리를 통해 농어촌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업에 대해서 설명해달라.
-주 임무는 크게 네 가지다. 간단히 말씀 드리면 농어촌이라는 공간을 대상으로 땅(地), 물(水), 사람(人), 마을(村)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먼저, 간척 등을 통해 농지를 만들고 경지를 정리해 농업인들이 기계를 이용해 쉽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게다가 농지가 쌀&;밭작물 등 국민들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이어 깨끗한 농어촌 용수 공급, 가뭄·홍수에 대비한 용수확보와 배수, 농업생산기반시설물 유지관리 등 수자원의 개발 및 효율적 관리를 해나가고 있다.
또 젊은 창업농 육성부터 고령 농업인의 노후 안정까지 지원하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농지은행사업으로 농업인의 영농 정착, 농가 소득 증대, 노후 생활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농어촌 지역개발을 통해 쾌적한 정주여건을 조성하고, 농촌 관광 등 농산업 도농교류를 활성화해 농어촌 지역의 가치를 증진시켜 나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해외사업을 시작한지도 오래됐다. 100여 년간 국내의 농업·농촌을 개발하며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토대로 개도국 삶의 질을 높여왔다. 바로 ‘해외기술엔지니어링사업’이다. 지난해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36개국에 진출해 154건의 ‘해외기술엔지니어링사업’을 수행했다. 주로 어떤 사업들이며, 향후 계획은?
-공사는 1967년 베트남에 ‘주월한국농업사절단’을 파견한 이래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개발도상국에 농업&;농촌 개발 기술을 전수해 옴 해외 사업 초창기는 식량문제 극복을 위한 수리시설 개선, 농지 확보 등 생산기반조성사업 위주로 진행됨.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대응, 물 부족 극복을 위한 방조제 건설, 스마트물관리시스템까지 다양한 기술엔지니어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36개국에서 155개의 기술엔지니어링사업을 진행해 왔다. 인도네시아 까리안 다목적댐 건설사업 및 자카르타 수도권 해안 종합개발 컨설팅사업, 미얀마 에야와디델타지역 마스터플랜 수립사업 등이다. 이밖에도 우리 농식품산업의 해외진출을 돕고 해외의 농업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농식품산업 해외진출지원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에 융자금을 지원해 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돕고 미래 해외 식량 확보 기반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까지 14개국에 진출한 41개 기업에 대해 1,799억 원 지원했다. 아울러, ODA(공적개발원조)를 활용한 국제농업협력사업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농림축산분야 발전을 돕고 있다. 현재까지 14개국에서 26개의 사업 추진을 완료했다. 앞으로 농업생산기반의 설계와 시공, 운영능력을 동시에 보유한 공사의 강점을 바탕으로 우수 민간기업과 해외에 동반진출하고, 우리 농업&;농촌 발전에도 기여해 나가겠다.
△농업용수 수질개선에도 융합기술을 적용키로 하면서, 기존 습지이용 자연정화 방식에 전처리 신공법 도입, 드론 활용 등 예찰 조사를 확대키로 했다. 어떤 내용인가?
-농업용수는 국민의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밑바탕이다. 더불어 생활용수나 쾌적한 친수공간을 조성하는 데도 쓰이기 때문에 깨끗한 농업용수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에 공사에서는 수질개선을 위해 공사 관리 저수지 3,429개소와 지자체 관리 저수지 1만3,829개소를 대상으로 수질을 조사해 결과에 따라 수질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다. 침강지와 인공습지를 이용한 자연형 정화시설을 설치해 2019년까지 36지구 수질개선 사업을 완료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농업용수 수질개선에 신공법을 도입하고 첨단장비인 드론을 활용한 조사로 전문성을 높일 방침이다. 기존 수질개선 방식에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전처리공정’을 추가로 도입해 그동안 정화가 어려웠던 양수 저수지, 담수호에 대한 수질개선 효율을 획기적으로 증대할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수질 오염원 조사를 사람이 직접 해오던 것에서 드론을 활용한 조사 확대로 육안예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더불어, 오염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공사는 앞으로 지자체와 관련기관, 지역민 등 다양한 주체와 협력해 오염원 사전 차단에 주력할 방침이다.
△농지를 담보로 연금을 제공하는 ‘농지연금제도’에 대해 농업인의 관심이 많다. 어떤 사업인가?
-농지연금은 고령 농업인의 노후 소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년에 세계 최초로 도입한 농업인의 노후안정대책이다. 65세 이상에 영농경력 5년 이상의 농업인이라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노후생활안정자금을 매월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제도이다. 농지연금 가입자는 지난해 누적 가입 건수가 1만 4천 건을 넘어서며 해마다 늘고 있다. 이 같은 가입 증가의 이유는 노후 농업인에게 필요한 혜택과 장점이 있는 연금 상품임을 느끼셨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또한 농지연금은 농업인이 연금을 받으시면서 가입된 농지를 직접 경작하거나 임대해서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 공시지가 6억 원 이하인 농지는 재산세가 전액 감면되는 혜택이 있다. 올해는 더 많은 고령농업인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누적가입건수 1만6,900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감정평가방식 담보농지 평가율을 상향조정(80%→90%) 하는 등 농업인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제도 개선함.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더 많은 농업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친서민 정책과 공정 사회가 화두다. 이 부분에 대한 공사의 관심은?
-공정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공사도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공사 사업 현장의 불공정 거래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건설현장에서 원도급이 하도급 업체에 공사 대금 미지급, 임금체불로 인해 제 몫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이에 공사는 2018년부터 하도급 전 과정을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하도급지킴이’시스템을 도입. 원도급자의 부당한 단가인하, 대금 미지급 등 불공정한 하도급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 약자인 사회적 경제 조직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있다. 공사의 물품·용역 계약 시, 여성과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 고용창출 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더불어 공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과 자산을 민간에 개방해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고 지역주민에게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의 관광명소화와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새만금 방조제 명소화사업은 방조제 주변에 부족한 관광편의·휴게시설을 확충해 국제적 관광 명소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방조제 축조 시 확보된 석산과 다기능 부지(251ha)를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자연을 보존해 휴양공간으로 조성한 해창석산지구부터 새만금의 역사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한 숙박·교육문화 시설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을 1~4호 방조제 주변지역에 조성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규모인 새만금 방조제 인근을 개발해 지역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면 지역주민 소득증대는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쌀 소비량이 역대 최저로 쌀 소비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장께서 생각하시는 대책은 무엇인가?
-1인 가구의 증가와 서구화된 식생활로 쌀 소비감소세는 지속될 것이다. 2019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9.2kg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쌀 공급 과잉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 타작물재배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해 쌀값 안정으로 농업인 소득을 증대하고 식량자급률까지 높이는 효과가 있다. 공사는 농업기반시설정비사업 전문기관으로서 논에서 타작물 재배가 가능토록 하는 농지범용화사업을 시범 추진하는 등 변화하는 국민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나가고 있다. 농지범용화사업은 시범사업을 통해 현재 성과를 분석중이며, 올해 4지구로 시범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공공임대용 비축농지를 임대한 농가에게 계약기간(5년)동안 타작물재배를 의무화하고, 재배기간 동안 임대료를 감면해 타작물 재배를 장려하고 있다.
△정부의 통합물관리정책 추진으로 농업용수가 소외되는건 아닌지에 대한 농민들의 걱정이 많다. 이에 대한 사장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공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설명해달라.
-말씀하신 농민들의 우려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농업용수는 통합물관리 대상에서는 제외됐으나, 국가 수자원 중 사용비율이 40.9%로 제일 높은 상황이다. 향후 물관리 일원화가 불러올 영향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 농업용수도 타용수와 유기적인 연계&;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정부정책에 부합하면서 농업용수의 특수성을 적극 반영해 농업용수가 안정적으로 확보&;관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물관리기본법, 댐건설법 등 법률 제&;개정에 따른 농업용수분야 의견 개진, 관련기관 이해 설득 및 한국농공학회 등 전문가 집단과 연구도 시행중이다. 국회, 정부, 학계와 협력해 정책&;법&;제도 등 참여 확대를 위해 농어촌 물포럼을 운영하고 물관련 대외 포럼 등에도 적극 참여중이다. 아울러 농업인에게 농업용수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농업용저수지가 원래의 목적과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농민 단체 및 지역 국회의원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추진해 나가겠다. 농업용저수지는 현행대로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농식품부(공사)가 주관하고 운영·관리해, 최우선적으로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으로서 무엇보다 농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나가겠다.
△전통적으로 농업과 관련이 깊은 전북은 농어촌공사에 대한 관심도 크다. 전북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시는 전북도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북은 드넓은 호남평야를 바탕으로 다양한 농산물이 많이 생산되는 농도(農都)이다.
농업기술의 허브인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농업관련 기관이 자리잡고 있어 농업 인프라가 풍부하고, 새만금 지구에 조성된 대규모 농업용지의 발전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특히,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으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대응한다면 첨단 농산업단지로 변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공사에서는 금강 Ⅱ지구 농업종합개발사업, 새만금 개발사업 등을 통해 전북 농업 발전을 견인해 왔다. 앞으로도 농업 생산기반 조성관리, 수자원관리, 농지은행, 농촌개발 등 공사 본연의 역할에 매진하여, 전북이 ‘농·생명산업의 수도’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김인식 사장은 경남 진주출신으로 진주고, 경상대학교 축산과,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동물소재공학(석사)을 전공했다. 이어 한국낙농육우협회 전무이사,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 대통령비서실 농어촌비서관, 농촌진흥청 제20대 청장, 경상대학교 초빙교수, 한국농식품유통품질관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3월 제10대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외유내강’형인 김 사장은 덕장으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리더로 정평이 나있다./박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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