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전북 청년 42% '먹고살기 힘들어서'

-출향행렬 사유 1순위는 직업, 정착지는 수도권과 충청권 -교육-취업 연계형 괜찮은 일자리 만들어 정착 유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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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고향에서 살면 좋겠지만 결혼해 가정을 꾸린다는 게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월급이 너무 적은데다 앞날까지 캄캄해서요.”

3년여 전 서울에 있는 한 온라인 게임 제작사로 이직한 30대 중반 A씨의 얘기다. 전주에서 나고자라 도내 한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뒤 관련 업체에 다니던 그는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과감한 이직과 함께 상경했다고 한다.

A씨처럼 전북을 뜬 청년층(18~39세) 10명 중 4명 가량은 취업이나 사업 등 먹고사는 문제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새로운 정착지는 수도권과 충청권이 많았다.

전북자치도의회 지방자치발전연구회에 따르면 최근 청년층 유출 실태에 관한 연구용역을 추진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

지난 11년간(2013~23년) 전북을 떠난 청년들의 정착지 전입 신고서를 조사한 결과, 그 이주 사유 1순위는 연평균 기준 41.6%를 차지한 ‘직업’이 꼽혔다.

즉 취업이나 이직, 또는 사업 등 먹고 살려고 타향살이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그만큼 도내에선 먹고살기 힘들다는 의미다.

뒤이어 결혼이나 분가 등 ‘가족(26.5%)’ 문제로 타지방 이주를 결심했다는 청년들이 많았다. 임대차 계약 만료나 재개발 등 ‘주택(14.5%)’ 문제 때문에, 또는 자신의 학업이나 자녀의 진학 등 ‘교육(8.2%)’ 문제 때문에 이주했다는 사례 또한 적지않았다.

탈전북 청년들이 터잡은 정착지는 여전히 경기도와 서울시 등 수도권이 압도했다.

실제로 경기도 정착자는 지난 23년간(2001~23년) 연평균 약 2만2,600명대에 달해 1순위를 기록했다. 서울 또한 해마다 약 2만 명씩 탈전북 청년들이 정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청권이 새로운 이주지로 떠올랐다는 점도 눈길이다. 이 가운데 충남 정착자는 연평균 6,600여명, 대전은 5,200여명 규모로 각각 3순위와 6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흐름은 제2 수도권으로 불리는 충청권에 청년층 선호도가 높은 괜찮은 일자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출향행렬을 차단하려면 괜찮은 일자리 창출, 특히 교육과 취업을 연계한 괜찮은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고 진단됐다.

연구용역 수행자인 이국용 군산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북의 경우 지역 내에서 단순히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를 졸업한 경우보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함께 졸업한 경우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찾는 비중이 더 높다는 특징을 보였다”며 “청년층 유출을 억제하려면 교육과 취업이 연계될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려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면밀한 조사체계를 구축하고, 그 실행에 필요한 단기적, 중·장기적인 대응방안도 각각 마련해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의회는 빠르면 2월중 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열어 그 실행방안을 숙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염영선(정읍2) 지방자치발전연구회 대표위원은 “이번 연구용역은 청년층 인구유출의 주요 원인인 좋은 일자리 창출과 그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다양한 대안들이 도정에 반영돼 전북 청년들이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4년 말 기준 전북 청년층은 총 38만5,523명, 전체 인구대비 2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2만4,000명 이상 감소했고 그 비중 또한 약 5%포인트 줄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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