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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생각] 성과만큼 중요한 과정

기사 작성: 청소년 기자단 - 2024년 10월 23일 15시07분

최근 우리나라의 소설가 한강 작가가 장편 소설 ‘채식주의자’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여 화재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진 행렬이 지속되고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한강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서점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고, 도서 업계도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한국 문학의 위상이 전 세계로 뻗쳐 나갔다는 증명인 셈이다. 대한민국에서는 과거 2000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그러나 노벨상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물리학상과 화학상, 생리·의학상은 물론 경제학상도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급부상하고 세월동안 수상한 전례가 없다.

주변 국가들을 봐도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을 합쳐 10명(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과거 중화민국으로 한 나라였다가 국공내전으로 분리되어서 합산함), 러시아는 27명이다. 일본은 아시아 1위로 과학 분야로만 25명, 평화상과 문학상 각각 2명, 3명으로 경제학 제외 모든 분야에서 상을 받았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은 과학 분야는 0명인 것이다. 한국에서 과학 분야 노벨상이 나오기 힘든 이유를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몇 가지 이유를 추론해보았다.

첫째, 국가적으로 기초과학에 대한 인식이 낮다. 이는 사례로도 알 수 있다. 이번년도 정부는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인 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적 있다. 올해 8월 국회 예산정책처의 ‘2023 회계연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R&D 예산은 8조948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069억원 줄어들었다. 올해 1만개가 넘는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비가 삭감된 것이다. 연구비를 사사롭게 사용하는 교수들을 막겠다는 이유에서다. 연구비가 많이 드는 과학 분야의 특성상 정부의 큰 지원 없이는 성과를 이끌어 내기 힘들다. 일부 교수들의 비행 때문에 전체 예산을 줄여버린 것이다.

둘째, ‘좋은 직업’에 대한 인식이 과학계가 아닌 다른 분야에 쏠린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초중고 각각 운동선수, 교사, 교사, 2위는 크리에이터, 의사, 간호사, 3위는 크리에이터, 운동선수, 군인 등이었다. 과학이나 연구 관련 직종은 고등학생 9위의 ‘생명과학자 및 연구원’ 외에는 10위권 내에 전무하다. 상대적으로 고연봉인 의학계 직업과 법률계 직업, 흥미를 실현시키는 예체능 계열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타국의 경우 ‘인도 공과대학(IIT) 입학이 하버드 대학교 입학보다 어렵다.’, “IIT에 떨어져서 하버드에 왔습니다.”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과학계 직업 희망자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도한 ‘성과주의’ 문화가 또한 문제가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실패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사실 실패는 성공을 향한 계단임에도 말이다. 노벨상을 받을 만큼의 큰 연구 성과는 많은 실패 뒤에 나타나는데,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할 거면 하면 안 된다.’라는 인식은 연구 지속이 힘들게 만든다. 정작 유전학의 아버지, 멘델은 평생의 연구와 실패로 유전학을 발전시켰고, 20세기 물리학의 천재, 아인슈타인도 닐스 보어의 ‘불확정성 원리’ 비판에 실패했으며, 양자역학을 끝까지 반대하다가 후회하기도 하였다. 이런 유명 과학자들도 실패를 겪었는데 한 번만으로 성과가 날 연구는 노벨상을 받을 거대한 연구가 되기 힘들다. 더불어 과학 분야를 넘어 과정과 시도를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할 것이다.

국가는 과학은 경쟁력을 키우는 것으로 인식하고, 과학 또한 좋은 업계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과학에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분노하는 대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분야와 성과보다 서로를 존중하는 것은 그만큼의 성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한국에서 노벨 물리학상·화학상·생리의학상이 나오는 날이 와서 그걸 티비로 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안지원 청소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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