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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북한 백두산 답사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4월 23일 15시21분

북한 주민들은 봄이 찾아왔지만, 여전히 혹독한 추위와 싸우고 있다. 바로 백두산 행군을 하는 주민들이다. 이는 김일성 동상이나 김정일이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밀영 등의 코스를 일주일 간 답사하는 일이다.

참가자들은 본인이 먹을 쌀과 기타 부대비용을 준비해 가야 한다. 그런데 그 비용이 4인 가족 한 달 생활비를 넘어선다. 여기에 답사지 현지 지역 주민은 이들대로 고충이 많다.

백두산은 아직도 한겨울 추위가 매서운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휘몰아치는 바람을 뚫고 사람들이 줄지어 답사 길에 오른다.

조선중앙TV는 "손발이 시리고 귀뿌리를 도려내는 듯한 추위도 느껴봐야 선열들의 강인성, 투쟁성, 혁명성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백두산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혁명의 활화산을 터쳐 올리시어 조국 해방의 대업을 이룩하신 위대한 수령님의 불멸의 업적을 가슴 뜨겁게 되새겼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2019년 김정은이 군마를 타고 백두산을 오른 뒤 시작됐다는 이 행군은 보통 11월 말에 시작된다. 출발은 양강도 삼지연시 김일성 동상 앞에서 시작된다. 백두산을 돈 뒤 되돌아와 삼지연시의 대기념비 앞에서 끝난다.

이 일정은 보통 일주일이 걸린다. 노동신문은 지난해 12월까지 4년 동안 총 2,400여 단체, 12만 명이 참가했다며 행군 참여를 독려했다. 답사 행군에 나서면 적지 않은 혜택도 있다.

실제로 청년 동맹에서 생활하다가 진급해서 입당하기도 한다. 혹은 사회주의 노동청년동맹 위원장으로 발탁되기도 한다. 반면 응당 참가해야 하는 데도 불참하면 불이익이 따른다.

불참하면 입당할 때 입당이 보류된다든가 아니면 승진할 때 승진이 보류된다. 문제는 막상 답사에 참가하려면 식량 등을 직접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식량은 최소 5kg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

4인 가족이 한 달 넘어 먹을 수 있는 그런 비용이다. 생활비까지 합하면 4인 가족이 한 달 살 수 있는 비용이 들어간다. 특히 답사지 현지 주변 주민들의 부담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

밀려오는 참가자들에게 반찬과 국, 그리고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어느 마을은 산나물 말린 것을 마련해야 한다. 어느 마을은 고추장을 내라, 어느 마을은 소금을 내라고 강요한다.

이렇게 돌림 식으로 계속하는 것이다. 세금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을 뿐이다. 이런 일들이 각 개인에게 모두 할당되는 것이다. 인민반장은 항상 지시한 것을 받으러 다닌다.

이래저래 주민 생활에 도움 안 되는 답사 행군은 3월이 다 지나가야 겨우 끝이 난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겨울 지내기가 여간 고달픈 일이 아니다./정복규(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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