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새만금에 대마 재배, 격포에 크루즈항

-전북특별법 2차 개정안 공론화
-1만채 가까운 빈집 숙박업 허용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04월 22일 16시16분

-의대 입학 문턱 낮추기 등 눈길

새만금에서 대마를 대량 재배해 의약품을 만들고 부안 격포항을 대중국 크루즈 관광특구로 개발하는 방안 등이 공론화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특례 조항을 전북특별법 2차 개정안에 담아낼 수 있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전문가 집단과 일반 도민 등의 제안을 받아 선정한 새로운 특례안 40건을 법제화 하려는 후속 조치다. 이 가운데 세미나 주제는 첫째날 새만금 헴프(hemp·저환각성 대마) 클러스터 조성, 둘째날 1인 2주소제 도입 가능성과 생활인구 확대방안, 셋째날 부안 격포항 국제 크루즈관광진흥지구 지정개발 등 모두 3건이 떠올랐다.

하나같이 정부부처 설득이 쉽지않아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특례안을 선정했다고 한다.

새만금 헴프 클러스터는 말그대로 대규모의 저환각성 대마 재배단지를 비롯해 이를 활용한 의약품 개발과 상용화까지 가능한 연구시설과 생산설비를 집적화 하도록 구상됐다.

그 후보지는 김제 쪽 농생명용지가 제시됐다. 앞서 전북자치도와 김제시측은 바이오산업 육성계획 중 하나로 이 같은 헴프 클러스터를 검토해왔다.

소멸위기 극복대책 중 하나인 생활인구 확대방안 또한 특별자치도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핵심 과제로 꼽혔다.

지역사회에 터잡고 사는 정주인구 대신 직장이나 관광 등을 이유로 자주 오가는 생활인구라도 늘릴 수 있다면 소비 촉진과 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다.

구체적으론 1인 2주소제 시범도입이 제안됐다. 예를 들자면 서울에 주민등록을 두고 살지만 전북혁신도시에서 일하는 공공기관 직원들이 전북에 제2주소를 등록한다면 전북도민과 동일하게 각종 지방정책사업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도내 지자체들은 그 반대급부로 정부의 교부세 산정시 제2주소 등록자도 일반 주민등록자와 동일하게 인구 수로 인정받아 세입을 늘리자는 안이다.

현재 정부는 이 같은 1인 2주소제를 놓고 주민등록 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라 난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이번 세미나는 그 대안이 뭔지 집중 검토할 것 같다고 한다.

한마디로 생활인구가 미치는 파급효과가 막대한만큼 어떤 식으로든 그 확대에 필요한 특례안을 반드시 법제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전북자치도가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도내 방문객은 모두 9,640만여명, 이들이 쓰고간 여비는 웬만한 지자체 한해 살림살이와 맞먹는 총 7,500억 원대로 추산됐다.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로 특화된 부안 격포항 국제 크루즈관광진흥지구 지정 개발안 또한 마찬가지다.

중국 크루즈선사들의 중간 기항지로 부안 격포항을 포함시켜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자는 안으로, 부안군측은 이미 중국 선사들과 현지답사를 진행할 정도로 크루즈선 유치에 공들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북자치도 또한 그 경제적 가치에 주목한 채 중점검토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도 관계자는 “새로 발굴한 특례안들을 법제화 하려면 정부부처 수용성을 높여 전북특별법 2차 개정안에 담아내는 게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세미나는 그런 정부부처를 설득하는데 필요한 논리를 개발하고 사업안을 수정 보완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여타 특례안들 또한 그 실현방안을 집중 검토해 빠르면 올 6월 안에 개정법안 조문을 확정짓고 정부부처와 본격적인 협의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전체적으론 올 12월 전북특별법 1차 개정안 시행 직후 곧바로 그 2차 개정안이 발의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전북특별법 2차 개정안 검토 대상에는 도민들 일상과 밀접한 특례안도 다수 포함돼 눈길이다.

도내 곳곳에 무려 1만채 가까이 방치된 빈집을 숙박업소로 활용하자는 안이 대표적이다. 빈집을 귀농촌이나 농촌체험관광 등의 용도로 활용한다면 수익을 창출하고 범죄예방도 도움될 것이란 기대다.

의대, 약대, 간호대 등 도내 의약계열 대학을 중심으로 지역인재 전형, 즉 졸업한 뒤 일정기간 지역에서 취업할 인재들의 입학정원을 대폭 확대할 수 있는 특례안도 제시됐다. 우수 인재 유출을 막고 태부족인 의료인력도 확충하자는 안이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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