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메아리]국회는 국민을 닮아야 한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4월 21일 14시25분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이 났다. 20대, 21대, 22대 3회 연속 국민의힘이 패하고 민주당계가 압승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의 선택은 개헌저지선은 무너뜨리지 않았다. 결국 국민의 명령은 정치의 정상화를 이루라는 것, 국민의 삶을 돌보라는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악의 국회, 역대 가장 무능했던 국회로 평가받는 21대 국회와 여야 의석 분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임기 5년 내내 여소야대 상황으로 정치를 풀어가야 하는 처지에 빠진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기조에 일정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이 국민들의 엄중한 평가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협치와 민생 정치에 나선다면 역으로 성공하는 대통령, 재기하는 여당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선거는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핵심 문제에 해결책과 대안들을 도출하면서 한 단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인데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 동쪽은 빨간색, 서쪽은 파랑색으로 더욱 선명하게 나뉘어져 지역 구도는 더욱 퇴행했다.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핵심 척도라 할 수 있는 청년, 여성, 기후정치는 보이지 않았다.

미래 세대를 대변하는 2023세대 후보자는 총 37명으로 전체 후보자 대비 5.4%에 불과했고 그 가운데 14명이 22대 국회에 진출했다. 국민의힘은 공천 후보 252명 중 4.4%가, 더불어민주당은 244명 중 3.7%가 40대 미만 후보자였다.

민주당은 당규에 ‘후보 추천 시 청년 후보자를 10% 이상 추천’해야 하는 강행 규정도 담겨 있지만 지키지 않았다. 특히, 22대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조국혁신당은 12명의 비례대표 당선자를 냈지만 40세 이하 청년은 단 한 명도 없어 다양한 세대, 계층, 지역 등의 국회 진출이라는 비례대표 취지에 부합하지 못했다.

국제의회연맹이 2023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55개 국가의 40세 미만 의원의 비율은 평균 18.8%다. 21대 국회 기준 우리나라는 3.7%에 불과해 142위로 최하위권이었는데 이번에도 14명이 진출해 4.7%로 큰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성평등은 선진사회로 가는 척도라 할 수 있는데 여성 국회의원 비율도 마찬가지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평균 여성 의원 비율은 26.5%인데 반해 우리나라 여성 의원 비율은 16.7%로 190개 조사국 가운데 115위에 머물렀다. 이번에 여성 공천 비율은 국민의힘 11.8%, 민주당 16.7%였다. 22대에는 여성의원 60명이 진출하여 20% 수준으로 여전히 하위권 수준이다.

공직선거법 제47조 제4항은 정당이 지역구 후보를 추천할 때 ‘전체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이런 내용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당헌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하지만 지역구 여성공천 30% 권고 조항이 만들어진 2005년 이후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거대양당은 한 번도 지킨 적이 없이 유권자를 기망하고 있다.

기후위기 문제도 22대 국회에서 민주적이고 효과적으로, 그리고 정의롭게 다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녹색정의당은 국회에 진출하지 못했고, 기후·환경 전문가로 분류되어 전문적인 입법 및 정책 개발 활동을 펼친 것으로 기대되는 의원은 10명 이내라고 한다.

지난 2월 로컬에너지랩·더가능연구소·녹색전환연구소 등이 참여한 기후정치바람이 시민 1만 7천명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인식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33.5%는 투표 성향과 기후 관련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따졌을 때 기후정책에 따라 표심이 움직이는 기후유권자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여성 유권자는 50.47%, 18세~29세 유권자는 30.66%, 기후 유권자는 33.5%이다. 하지만 22대 총선 결과는 이러한 국민의 얼굴, 사회적 기류에 조응하지 못했다.

21대 국회는 50~60대, 평균 재산 27억을 가진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었으며, 22대도 거의 비슷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거대 양당의 진영싸움에 핵심 아젠다들은 압살되어 국민들의 삶과 심각하게 유리되어 있었다. 22대 국회는 국민을 닮아가기 위한 실천에 모든 힘을 다해주기 바란다.

/임형택 (Like익산포럼 대표. 제7.8대 익산시의원, 직접민주지역자치당 창당준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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