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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재발견]말의 잔치는 끝나고 실천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4월 16일 14시58분

22대 총선이라는 무대의 불이 꺼지고 현실의 문을 열고 나서면 우리의 삶은 하나도 달라진 것 없고 미뤄 둔 숙제만 잔뜩 쌓여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된다. 흥행에 성공한 이번 총선 드라마의 일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윤석열 대통령이다. 그는 이 극적인 비극을 잉태한 희극 혹은 희극으로 포장된 비극의 작품을 성공시키기 위해 기획부터 주제, 각본, 주연과 조연의 선발, 소품, 마케팅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겼다. 한국 정치사에서 앞으로 나오기 힘든 이 시리즈는 이 년 전에 흥행에 성공한 작품의 후속편이다. 영화계의 오랜 격언처럼 속편의 작품성과 인기가 원작을 넘어서기 힘든지라 이 작품은 원작을 만들 때부터 오래전에 기획되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 힘을 뽀개고, 이준석 당 대표를 몰아내고, 귀찮은 대통령직을 그만두기 위한” 뼈대를 원작이 완성되기 전에 세웠다. 그는 작품의 배우들을 선발하기 위하여 고심을 거듭했다. 전편에 이어 악역을 연기할 배우는 정해져 있었지만 마땅한 새로운 상대역을 찾지 못해 과감하게 신인 배우를 발탁했다, 이 경연 과정에서 많은 기존의 유명 배우들이 탈락하였다. 그러나 끝까지 출연시키지 않으려 했던 몇몇 배우는 이야기의 전개상 마땅한 대역을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조연으로 출연했는데, 가끔 어떤 영화에서 그렇듯 기대하지 않았던 조연이 주연보다 더한 인기를 끌며 흥행에 불을 붙였다. 드라마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객들의 기대감이 중요한데 원작의 결론에 선뜻 동의하지 못하는 많은 관객들은 서로 자신이 원하는 결말을 기대하며 애를 태웠다. 요즘 드라마는 흥행을 위하여 관객들의 취향과 욕구를 수용하고 이를 적극 반영하는데 이번 작품 역시 관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줄거리나 결론을 적극 표현하도록 했다. 여기에는 인터넷과 SNS라는 사회관계망과 정보망을 이용한 관객들의 적극적인 의사 개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흥행의 성공을 위하여 홍보가 중요했는데 광고를 보는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새로 생긴 유튜브 방송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기존 신문이나 TV 등의 매체를 이용한 홍보가 깜깜이로 진행되며 전혀 빛을 보지 못했다.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작가가 써준 대본을 뛰어넘는 에드립을 유행시켰는데 마지막에 출연이 결정된 배우가 시리즈물을 만드는 데 “3년은 너무 길다”며 새로운 결말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을 열광시켰다. 이 배우는 잘생긴 외모, 폐부를 자극하는 중저음으로 이 작품에 목숨을 걸겠다며 쇄빙선을 자처했는데, 이곳에 출현하기 위해 겪었던 모진 고난까지 연대감을 일으키며 팬들을 몰고 다녔다. 여기에 전혀 중요하지도 않고 주목하지도 않았던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도 모르는 급조된 875원짜리 소품 “대파”가 등장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백억 원을 들여 지은 세트장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여기에는 차기 작품을 위하여 두문불출하며 칩거하고 있는 세계적인 톱스타에게 협찬한 작은 가방이 세계적인 명품회사들 사이에서 마케팅 싸움으로 번지며 “디올 보다 구찌”라는 엉뚱한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사실 이번 작품의 흥행을 미리 점쳐보기 위하여 6개월 전에 이번 작품과 유사한 작은 공연을 가졌는데 제작자들 사이에 많은 논쟁이 있었다. 줄거리와 결론을 바꾸고 배우도 과감하게 새로운 젊은 배우를 기용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고, 능력과 경험이 풍부한 중견 배우를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과 심지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문화 역량에 맞추어 높아진 국력에 걸맞게 귀화한 배우를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많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이 오랫동안 눈여겨보고 손발을 맞춰 믿을 수 있는 배우를 주연으로 낙점했는데 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기획자의 숨겨진 의도까지 읽으며 명품연기에 최선을 다했다. 결말을 탐탁치않아 하는 일부 관객들이 주연 배우의 역할을 의심하지만, 그는 인생에서 첫 출연한 대 서사극에서 자신의 최선을 다한 연기로 흥행을 성공시켰다. 이 작품의 작품성과 역사적 의미는 훗날 전문가와 평론가들의 몫으로 남겠지만 이웃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우리는 왜 이런 작품을 만들지 못하느냐고 제작자나 배우들의 연기를 탓하는 소리가 높다. /이진일 (전북미래혁신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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