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이 한편의 시]지켜볼 일이다

문영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4월 14일 14시48분

저, 지켜볼 일이다

혹독하게 겨울을 치러낸 냉이의 향기가

우리네 밥상을 풍성하게 하듯

꽁꽁 얼어붙었던 개울물들이

버들가지 손등을 적시며 봄을 나르듯

우리에게도 면면히 봄은 오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열망했던 우리의 기대와 꿈들이

새벽 안개처럼 잠깐 왔다 사라진다 해도

우리는 꿋꿋하게 우리의 길을 갈 뿐이다

어둠의 저편에서 들려오는 비아냥거림과 독설도

모른 체하자

누그러진 어깨를 맞대고 함께 위로하자

잠시 쉬어갈 뿐이라고

우리는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고

흔들리는 희망의 깃대를 높이 치켜세워

새로운 결기를 모으고,

힘든 여정을 당당하게 견뎌내자

행여, 머뭇거리는 양심들을 다독여

하염없는 슬픔을 함께 나누자

오늘도 창공 아래 태극기는 힘차게 펄럭이고

남산 위에 저 소나무는 푸른 기개를 펼칠 것이다

이제는 눈 부릅뜨고 귀 쫑긋 세우고

떨리는 목소리로 속울음 삼키며

살펴볼 일이다

문영 시인은

1997년 한맥문학 등단

현)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장

전북문인협회,전북시인협회 회원

시집 ‘똥파리’ ‘언젠가푸르던 혹성의 비망록’ 등 발간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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