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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생각] 좋아하는 것은 권력이 될 수 없다

기사 작성: 청소년 기자 - 2024년 03월 13일 14시23분

- 홍대병: 주류 문화를 배척하며 ‘나는 남들과 다르다’를 겉으로 뽐내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

- 마이너부심: ‘마이너’와 ‘자부심’의 합성어로, 주류문화의 상업성을 개성 없는 양산형 부류로 취급하고, ‘마이너’의 문화를 치켜세우데서 자부심을 얻는 심리를 일컫는 신조어

작년 여름, 좋아하는 밴드 A가 인스타그램 릴스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공연을 보러 다닐 정도로 많이 좋아했고 초반에 유명하진 않았다. 어느 날부터 릴스에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고, 라이브방송 편집영상이나 공연연상이 ‘좋아요’ 만 개가 넘을 정도로 화제가 되기 시작했다. 어느새 내 주위에서 “노래 좋던데! 이번에 팬 됐잖아!”라는 말을 자주 들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나만 알던 밴드인데’ 라는 생각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듣는다는 것에 감사했다.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긴 것도 좋고, A밴드에게 많은 이익이 생겼을 거라고 생각하니 더 좋았다. ‘오래 전부터 진가를 알아봤던 나’에 대해 자부심도 들며 더욱 응원하게 됐다.

나는 인디밴드를 좋아하고, 락 음악이나, 8-90년대 음악을 주로 듣는다. 주변 사람들에게 취향을 얘기하면 특이한 사람으로 보곤 한다. 대부분의 또래의 친구들은 아이돌 음악이나 유명팝송 같은 주류의 노래들을 듣기 때문이다. 나는 ‘마이너 부심’을 가지고 있다. ‘마이너 부심’ ‘마이너’와 ‘자부심’의 합성어로 비주류(마이너) 문화를 즐기면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비뚤어진 마이너부심을 가지고 부정적인 영향력을 만들고 있는 이들이 있다. 혹시 지금 머릿속으로 이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는가? ‘홍대병’ 비뚤어진 마이너부심과 ‘홍대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주로 ‘이 노래ㆍ아티스트 나만 알거야. 유명해지지 마!’라는 기조를 표출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무의식적으로 ‘이 아티스트의 음악을 향유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부심은 자라나고 있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밖으로 내뱉는 것으로부터 비뚤어짐은 시작된다. ‘마이너’했던 아티스트가 ‘메이저’가 됐다며 음악을 듣지 않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일련의 사례로, 2010년에 영국 밴드 ‘뮤즈’가 무한도전에 나온 적이 있었다. 뮤즈는 정말 잘 알려져 있는 밴드이다. 그러나 어느 커뮤니티에서 ‘뮤즈가 공중파를 나오다니.. 그것도 무한도전에..’ 라며 안타까움을 표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렇게 트렌드를 타고 들어온 새로운 팬들은 아티스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좋아했던 마음이 금방 식기 때문에 금방 떠나버리고, 팬덤 분위기에 혼란을 가져온다고 설명한다.

둘째로, 타 장르를 무시하고 근거 없이 비판한다. 한마디로 자신이 듣는 음악에 대한 우월감이 지나치게 높아 대중적으로 유명한 음악들을 ’질이 낮은 음악‘ 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일반 대중들에게 ‘너희는 막귀니까 저런 음악을 듣는 거야.’라고 비난하는 모습이 쉽게 관찰된다.

이러한 사람들은 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일부 팬들 때문에 아티스트가 비난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는 상황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팬들은 아티스트를 싫어하는 감정을 갖고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악순환이 지속되면 사람들의 관심을 먹고사는 ‘문화예술’ 분야에 약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아티스트가 알려져야 더 많은 수입이 있을 것이고, 더 좋은 창작물을 생산할 텐데 팬 유입을 막고 꺼려하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사람마다 취향은 다르고 좋아하는 음악도 다르다. 그러므로 나와 다른 사람이 어떤 음악을 듣고 어떤 아티스트를 좋아하든 이해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다. 결국 ‘마이너’와 ‘메이저’는 구분 지을 수 없는 것이다.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좋지만 그것을 이유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다른 것보다 우월하다고 판단하고 다른 것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각자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고 작품을 계속해서 소비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팬’의 자세일 것이다. /정예인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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