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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모난 말, 둥근 말 그리고 나의 말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2년 05월 26일 13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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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시은(원광대학교 마음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





언어는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타인과 생각과 감정을 공유하고 소통한다. 언어는 공동체적 삶을 향유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사회문화적 기호체계라고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인간은 언어적 존재이다.

우리는 말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범람하는 언어 속에서 때로 날 것의 말들은 부패하여 유해한 독소를 발생한다. 욕설, 협박, 험담, 비난 같은 부정적인 말은 듣는 사람뿐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뇌도 손상시키고 자율신경 장애를 유발한다. 부정적인 말의 독성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심각한 상처를 남긴다는 것은 여러 실험에 의해 증명되었고, 이미 보편적 상식이 되었다. 누군가를 겨냥한 부정적인 말은 입으로 독을 머금었다가 뱉는 것처럼 상대에게 위해를 가하기 전에 이미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위와 같다.

누군가에게 발화된 말은 그 즉시 공적 언어가 된다. 말은 필연적으로 사적 영역을 벗어나지 않고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속담처럼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일파만파로 퍼져나간다. 이 과정에서 말은 풍선처럼 부풀려져서 애먼 처녀가 애를 배기도 하고, 허벅지를 보고 뭣 봤다고도 한다. 또 요즘 유행하는 ‘뒷담화’라는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우리는 대화 자리에 함께하지 않은 누군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런 뒷담화는 험담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기 역시 다른 사람의 뒷담화 화젯거리로 ‘씹힐’ 수 있다. 오죽하면 어느 옛사람은 “나 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을 말을 것이/남의 말 내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같은 시조를 읊었겠는가.

일단 입 밖으로 뱉어진 말은 엎질러진 물, 쏜 화살과 같아서 되돌릴 수가 없다. 그러므로 말을 하기에 앞서 나쁜 말을 한다거나 무심코 실수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평소에 입단속을 잘하고, 말하기 전에 잘 살피는 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이 많다는 것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실언을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는 속담처럼 과묵은 언제나 미덕이 된다. 우리는 입이 무거운 사람에게 존경과 신뢰를 보내는 반면 수다스러움과 경박은 터부시한다.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소리를 개구리들이 울어대는 모습이나 요란한 빈 수레에 비유함으로써 말 많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기도 한다.

아울러, 말은 마음의 주문(呪文)과 같다. 말은 예로부터 천지신명을 감응시킬 수 있는 신령스러운 힘이 있다고 믿어졌다. “말이 씨 된다”는 속담처럼 평소의 언어습관이 현실에서 징험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평소 좋은 언어습관을 가짐으로써 말의 긍정적인 힘을 구체적 현실 속에 견인해내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했듯이 일단 몸에 밴 잘못된 언어습관은 쉽사리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우리는 언어적 존재다. 언어를 통해 사고하고 지각한다. 결국 언어의 문제는 실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말로 인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폭력적인 언어는 폭력적인 사고를 형성하여 긍정적이고 밝은 정서를 표현하는 것을 억제하고, 이것은 행동으로까지 이어져 부정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법이다. 작금의 시대에 우리는 언어를 흉기처럼 휘두르고 있는지, 나를 살리고 남을 살리는 약으로 쓰고 있는지 자기 자신을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해인 수녀의 시 「나를 키우는 말」은 말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위력을 지니고 있음을 체험적으로 보여준다. 시인의 말처럼 아름다운 긍정의 말을 하다 보면 말 때문에 삐죽삐죽 모난 세상이 둥글둥글 원만구족한 세상이 되리라 믿는다.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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