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년09월22일19시03분( Tuesday ) Sing up Log in
IMG-LOGO

잠기고, 무너지고, 뜯겨진 남원 섬진강 주변 `아수라장'

물 폭탄·섬진강둑 붕괴, “팔십 평생 이런 물난리 처음”
주택 450가구 침수돼 이재민 1,250여명 발생

기사 작성:  박영규
- 2020년 08월 09일 15시26분
IMG
지난 8일 오전 11시께. 남원시 금지면을 끼고 흐르는 섬진강은 곧 넘쳐날 듯 무섭게 흘렀다. 주변 마을은 집중호우로 인해 이미 절반 이상 물에 잠겼다.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에서 기자가 찾아간 금지면문화누리센터 대피소에서 만난 80대 여성은 “열여덟에 시집왔는데, 지금까지 이렇게 큰 물난리는 처음이여. 면사무소 직원 등에 업혀 집을 빠져나왔는데 지금 (집이)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라며 가슴을 쳤다.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남원지역에는 450mm에 이르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섬진강과 요천 등 23곳의 하천과 도로가 유실됐고, 산사태 매몰·침수 764ha, 주택 450가구가 침수돼 1,25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서남부 평야지대인 송동면과 금지면 일원은 제방이 터지고 강물이 넘쳐드는 바람에 순식간에 삶의 터전이 물에 잠겨 소지품만 챙겨들고 긴급하게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9일 오후 1시께, 다시 찾은 금지면 하도, 상귀, 귀석마을 등과 송동면 세전마을은 전쟁터처럼 처참했다.

꺼지고 파인 도로는 폭탄이 쏟아진 것처럼 보였다. 나뭇가지 등 부유물과 축사 볏짚 원형곤포 사일리지가 널려있는 사이로는 매몰된 농지와 무너진 비닐하우스가 가득했다.

골목길은 진창에 뒤덮여 들어설 수가 없었다. 한 농가에 들어서니 타지에서 달려온 자식들이 세간을 끌어내 물로 씻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집주인 윤금순(79)씨는 “대피 후 돌아와 보니 물이 처마 끝까지 차있더라. 살림이 모두 물에 젖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쏟아냈다.

송동면 세전마을도 매한가지였다. 마을로 들어서는 길가에는 물을 먹은 어미 소가 누워 헐떡였다. 마을 앞 정자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있던 정종로(52) 이장은 “한마디로 쑥대밭이 됐다”고 했다. 이 마을은 지난 8일 오후 2시께 섬진강둑이 무너져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정 이장은 “1984년에 한번 방천이 터져 수해가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다행히 사전 대피를 해 인명피해는 없지만 메론과 딸기 하우스가 모두 물에 잠겨 모종과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하나도 쓸 수가 없게 됐다”고 푸념했다. 또 “축사와 돈사도 여럿 있는데 소 수 백 마리가 떠내려가고 흩어져 인근 전남 곡성, 고달, 주변마을인 수지, 송동, 금지 등에서 축협직원이 연락 받아 찾아다 주고 있는 상태”라며 “우선은 수해복구가 먼저이니 주변의 적극적인 지원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원=박영규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박영규 기자의 최근기사

Leave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CAPTCHA Image [ 다른 문자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