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중·고등학교에 납품되는 급식재료 가운데 무려 74%가 외지산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한다. 지난 16일 전북도의회 박희자 의원이 공개한 자료다. 구체적인 자료가 있는 대도 믿기지 않는다. 지자체와 교육청이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초·중·고등학교 급식비로 지원하고 있는대도 이런일이 빚어지고 있다. 도내 농산물, 그것도 친환경 농산물로 급식재료를 공급하겠다던 지자체와 교육청의 말이 헛구호거나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박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도내 지자체와 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지원한 급식비는 지난해 1,141억 원대에 이른다. 이 가운데 급식소 운영비 252억 원을 제외한 순수 식재료 구입비는 약 889억 원대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가운데 도내에서 생산된 식재료 구입비는 비율로는 26%, 금액으로는 231억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74%, 658억원어치가 타 지방에서 생산된 외지산 식재료로 추정된다는 거다. 이런 현상은 학교 급식재료 대부분을 학교마다 따로따로 각자 알아서 구매하면서 생기는 일이다. 구매하기에 편리하거나 이런저런 연고 따라 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걸 막고 구매력도 키우겠다며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학교급식지원센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실제 급식센터를 통해 공급되는 식재료는 전북산 친환경농산물이 고작이다. 친환경 농산물이라도 사주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제 기능을 못하는 거다.

결국 도내 급식시장은 외지산 식재료 납품사들 ‘잔칫상’이 된 꼴이다. 도내에 풀려야할 막대한 구매자금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무상급식은 본래 성장기 학생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전북산 식재료로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서 로컬푸드 시장도 활성화시켜보자는 쥐지다. 지역농산물을 공급하는 건 학생들 교육면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믿을 수 있는 식재료는 고사하고 외지 공급업체만 배불려주는 예산지원이 돼서야 되겠는가. 전북도와 교육청의 각성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