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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촌오거리사건' 피의자 항소심도 `무기징역'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 피고인과 눈도 마주치지 않아
2017년 11월 14일 (화) 최정규 기자 inwjdrb@nate.com
살인자라는 누명을 써 ‘억울한 옥살이’를 한 최모(34)씨가 다시 한 번 법정에 섰다.
진범으로 지목돼 재판을 받는 김모(36)씨 측에서 최씨를 증인으로 신청해서다.
14일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황진구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 사건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는 김씨와 눈 한번 마주치지 않았다. 최씨는 김씨의 변호인과 검찰의 질문에만 답할 뿐이였다.
이날 검찰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를 소중한 생명을 잃게 했고 유족에겐 고통과 슬픔을 안겼다"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구형사유를 밝혔다.
김씨는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께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에서 택시 뒷좌석에 타 금품을 빼앗는 과정에서 택시기사 유(당시 42세)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 한 혐의로 기소됐다.
혐의를 부인해온 김씨는 최후진술에서 “이 사건의 진짜 범인들이 밖에서 활보하고 다닐 것이다. 이 상황을 보면 웃을 것"이라며 "1년 가까이 교도소에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살인범이란 누명을 써서 억울하다. 공평한 판결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선고공판은 12월 1일 오후 2시 열린다.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검·경의 부실수사와 강압수사 논란을 불러 온 사건이다.
당시 수사기관은 16세에 불과했던 최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수사기관은 유씨가 “너는 어미, 아비도 없느냐”라는 등 욕설을 하자 최씨가 오토바이 사물함에 있던 흉기로 수차례 찔러 유씨를 살해한 것으로 단정했다. 법정에 선 최씨는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2003년 6월 김씨가 진범이라는 첩보가 입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최씨가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당시 김씨는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미 최씨가 1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시기였다. 조사에서 김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얼마 후 이내 진술을 번복했고 결국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수감생활을 마친 최씨는 지난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광주고법은 2015년 6월 “이 사건은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된다”며 최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검찰이 즉시 항고했지만, 같은해 12월 대법원이 재심개시를 최종 결정했고 최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무죄가 선고된 지 불과 4시간만에 김씨를 체포했고 법정에 세웠다.
법정에 선 김씨는 “부모에게 불만을 품고 고통을 주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것”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이기선 부장판사)는 5월 25일 김씨에게 “피고인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피해자가 흉기의 찔린 부분이 진술했던 내용과 일치하는 점, 부모에게 고통을 주겠다는 이유로 중대한 범죄인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는 것이 납득할 수 없는 점” 등의 이유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당초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사건 발생 당시 형법상 살인의 유기징역 상한이 15년인 점을 감안해 재판부는 이같이 판결했다.
중형을 선고 받자 김씨는 판결 하루만에 항소했다.
한편,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영화 '재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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