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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만일사(萬日寺)
2017년 11월 14일 (화) 이종근 문화교육부 부국장 jk7409@sjbnews.com
   
 
   
 
순창은 세계가 인정하는 ‘고추장의 고장’이다. 1800년대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엔 순창과 천안의 고추장이 유명하다고 적고 있다. 그보다 앞선 1740년대의 ‘수문사설’엔 순창 고추장의 제조법이 처음으로 기록되어 있다.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고추장 설화를 간직하고 있는 ‘순창 만일사 비(淳昌 萬日寺 碑)’가 전북 유형문화재 제251호로 지정됐다. 만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선운사의 말사로 구림면 안정리 회문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 사찰이다. ‘만일사 비’와 1760년(영조 36년)에 간행된 ‘옥천군지(玉川郡誌)’에 의하면 백제시대에 건립된 천년 고찰로 전해지고 있다.
만일사는 무학대사가 중창하고, 만일(萬日)동안 이성계의 임금 등극을 기원했기 때문에 ‘만일사’라 칭해졌다는 이야기와 남원에서 황산대첩으로 왜구를 토벌한 이성계가 전주 오목대로 귀환하기 전 무학대사를 만나기 위해 이 절로 가는 도중 민가에서 먹은 고추장 맛에 반해 임금이 된 후 궁중 진상품으로 올리게 했다는 얘기가 전하고 있다.
고려 공양왕 시절, 이성계는 새 나라를 건국할 뜻을 품고 전국의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며 산신령의 허락을 받고자 후한 제의를 행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8도 명산의 산신령들은 이성계가 나라를 건국하는 것을 모두 허락했지만 유독 회문산만 이를 거부했다. 이성계는 무학대사와 함께 회문산 만일사에서 백일제를 지내기로 했다. 산신령이 백일이 되는 날 밤 꿈에 나타나 “네 정성이 갸륵해 내 허락을 하여 주노라. 그러나 대사를 도모할 천시가 아니니 너는 백성 없는 왕이 될 것이다. 그러니 이 절에 천일향을 시주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왕이 되지 말고 섬기는 자가 되도록 하여라.” 했다고 한다. “장군은 이제 다 끝난 일을 가지고 무얼 그리 걱정하십니까?” 무학이 말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신기하게도 그도 같은 꿈을 꾸었던 것이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했지만 셋째 아들 방원과 불화가 심해져 둘째 아들 방과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궁궐을 떠나 외유중이었다. 그는 무학대사와 함께 다시 한 번 만일사를 찾아 며칠을 쉬고 있었다. 그는 혹시라도 시줏돈이 적어서 지금과 같은 신세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만일향을 채우기로 했다. 그리고 그 만일향을 시주한 일을 기념하기 위해 절 이름을 ‘만일사’라 고쳐 부르도록 했다고 하며, 이를 내력을 조그마한 돌에 새겨 세웠다고 한다. 본래 순창은 옥천(玉川)고을이고, 이름 만큼이나 물맛이 일품이다. 또, 서해안 염분과 지리산 바람이 만나는 지점으로 발효균이 활동하는 최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같은 까닭으로 서울에서 순창 사람이 고추장을 담가도 제 맛이 나지 않는다. 지금도 회문산 8부 능선에 자리한 만일사에서 담근 고추장을 최상품으로 친다. 비법은 회문산의 물, 바람, 햇볕의 조화에 있다고나 할까?/이종근(문화교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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