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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맛집 이야기] 코다리 본가
2017년 09월 07일 (목) 김순이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APSUN@sjbnews.com

가을로 접어드는 문턱에서 비가 오던 화요일 날.
친구는 갑자기 갈비 코다리 찜이 먹고 싶다고 찾아 왔다.
코다리 찜도 아니고 갈비 코다리 찜이라고 하니 왠지 그 맛이 궁금했다. 서둘러 하던 일을 멈추고 좀 늦은 저녁을 먹으러 갔다.
오래전부터 있던 집인데 나만 몰랐나 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무슨 사람들이 그리 꽉 차 있던지 깜짝 놀랐다. 요즘 힘들다고들 난리인데 내 앞에 펼쳐진 광경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숨은 맛 집들을 찾아 몰려 있는지(?) 그럴때 마다 음식은 참 정직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20년 넘게 음식점을 해 왔지만 사실은 아무리 경기가 불황이라고 해도 되는 집은 그런 외부적인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바로 코다리 본가가 그런 집이 아닌가 싶다. 그리 큰 음식점은 아니지만 손님들의 표정을 보니 꽤 오래된 단골손님들인 것 같다. 꼭 음식을 먹기 위한 것 보다는 마치 내 집에 와서 편안하게 술 한 잔 하는 분위기였다.
친구는 코다리 갈비찜을 나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주문을 했다. 그만큼 자신 있게 추천 할 수 있다는 눈치였다. 먼저 밑반찬이 나왔다. 고구마 맛탕, 검은깨소스 야채샐러드, 비트 물로 담근 물김치, 그 중에서도 연근 들깨무침은 맛이 참 좋았다. 맛도 있지만 왠지 건강에 좋을 것 같아서 한 접시를 다 먹고 또 리필 했다.
푸근하게 생기신 주인 사장님인 듯 친절하게 더 많이 가져다 주셨다. 주 메뉴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검은깨 소스 양배추 샐러드도 다 먹었다. 유난히 양배추가 달게 느껴졌다. 옆 테이블에서 넘어 오는 갈비냄새가 기다리는 시간을 더 길게 느껴지게 했다.
드디어 주인공인 코다리 갈비찜이 나왔다. 생각보다 양이 많아 보였다.
돌판 위에서 뭉게뭉게 김이 오르며 식욕을 자극하는 돼지 갈비가 먹음직스러웠다. 잘라서 입에 한 점 넣는 순간 와~! 맛있다.!
입에서 감도는 맛이 기대 이상이었다.

어떻게 해물과 육 고기가 이렇게도 맛의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친구는 갑자기 못 먹는 술이지만 딱 한잔만 하고 싶단다. 내가 봐도 술안주로는 최고다. “그래 비오는 날 기분이다” 하고 우리는 그럴듯하게 소주 한 병을 주문했다.
소주 한잔씩을 따라서 조용한 건배를 하고 우리는 마셨다. 싸하게 목을 넘어가는 소주 맛이 그리 싫지는 않았다. 우리는 잽싸게 갈비 한 점씩을 안주로 먹었다. 소주 뒤 끝에 이어진 약간 달콤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돼지 갈비는 입에 척 달라붙는 맛이었다. 우리는 만족스럽게 서로 보고 웃었다.

소주 한잔으로 우리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듯 우리의 편안한 수다는 그 집 분위기에 익어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음식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다.
돼지갈비 맛에 코다리를 깜빡 잊었다. 다른 집 코다리보다는 좀 더 꼬들꼬들했다.
맛도 달랐다. 씹을수록 맛이 살아나서 자꾸 손이 가게 했다. 왜 많은 손님들이 늦은 저녁까지 자리를 지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우리는 작은 것을 시켰는데도 둘이서 먹기엔 양이 좀 많은 것 같아서 나머지는 포장을 부탁했다. 그리고 옆 테이블을 보니 돌판 위에 비벼다준 비빔밥이 너무 맛있게 보여서 우리도 비빔밥을 주문했다.
주방에 가지고 가서 직접 비벼다 주셨다. 밥이 한공기라 양이 적어서 그런지 마치 알 밥을 돌 판위에 펼쳐서 가지고 온 듯 했다.
우리는 누룽지 긁듯이 비빔밥을 박박 긁어서 먹었다. 톡톡 씹히는 고소함이 금방 먹은 돼지갈비와 코다리 찜 맛을 잊게 했다.
오랜만에 우리는 소주 한잔을 마셔가며 저녁다운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전혀 못하는 술 한 잔을 하고 싶게 하는 편안함과 음식 맛에 빠져서 다른 잡념 없이 그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여유를 만들어 주는 곳. 다음에도 일상이 복잡하게 느껴질 때 또 이곳을 찾게 되지 않을까(?)

코다리본가; 대표 김희숙(TEL063-222-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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