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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맛집 이야기] 황제면가
2017년 05월 11일 (목) 김순이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APSUN@sjbnews.com

아직 마음은 봄을 놓지 않았는데 태양빛은 이미 여름을 데리고 왔다.
시원한 소바 한 그릇이 생각나는 이른 점심시간이다. 지나다 보면 항상 사람이 붐비는 황제면가가 생각이 났다. 전주 중화산동에 자리 잡고 있어서 우리 흙뿌리 홍삼 매장하고는 참 가까운 거리에 있다 그런데도 마땅히 가볼 기회가 없었다. 오늘 날씨로 봐서 손님들이 많이 몰리지 않을까 싶어서 마음먹은 김에 일찍 서둘러 나섰다.

흙뿌리 점장하고 황제면가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10분쯤 되었다. 너무 빠른 것 같아서 멋쩍게 문을 열고 들어갔지만 그건 우리의 기우였다. 벌써 서너 팀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매장 분위기가 시원하게 느껴졌다. 유난히도 상냥한 직원의 목소리가 유쾌했다. 테이블에 앉아 평소대로 매장 안을 빙 둘러 보는 나의 눈이 멈춘 곳은 천정이었다.

한식 문으로 인테리어가 되어 있는 천청이 낯익게 다가왔다. 그러면서도 천정에 문들이 열리면 왠지 어렸을 적 추억이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비밀 문 같았다. 유난히도 옛것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나에게는 그 한식 문들 하나만으로도 분위기는 충분했다.

메뉴가 꽤 많았다. 우리는 시원한 소바와 콩국수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우리는 벽에 붙어 있는 메뉴 설명들을 보면서 이미 생각으로 맛을 먹고 있었다. 콩국수는 “국내 콩 출신 콩의 고소함에 깊이를 더해 여름을 식히다.” 그 글귀 하나가 맛을 끌어 오고 있었다. 얼른 먹고 싶어졌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면서 우리는 주방 앞에서 직접 빚고 있는 왕만두를 시킬까 말까 갈등을 느끼고 있었다.

그때마침 소바가 얼음육수에 가득 담겨 나왔다. 순간 왕만두는 우리갈등에서 멀어졌다. 시원한 소바 국물 먼저 개인접시에 따라 한입 들이켰다.
우와~! 속까지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 이었다. 혀끝에 감기는 면발의 식감 역시 다르다. 면발 사이에 쫑쫑 썰어 넣은 대파와 함께 씹히는 맛의 조화는 미세한 미각까지 자극했다. 직접 뽑는다는 생면의 위력인가(?)

소바에 흠뻑 빠져 있는 사이 콩국수가 나왔다. 뽀얀 콩물위에 어렸을 때 반찬대신 밥을 비벼 먹었던 콩가루가 뿌려 나왔다. 소바와는 또 다른 고소함과 콩물의 부드러움이 기분까지 행복하게 했다. 왜 날씨만 더워지면 사람들이 황제면가에 몰려드는 이유를 그때서야 알 것 같았다. 참 양이 많다 싶었는데 우리는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워냈다. 우리가 음식에 빠져 있는 사이 홀에 있는 테이블엔 어느덧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손님들이 많은데도 조용한 걸 보니 다른 사람도 우리처럼 맛에 취해 있는 듯 했다.

우리는 만족스러움에 아주 잘 먹었다고 기분 좋은 인사를 하고 나왔다.
손님에 비해서 주차장은 턱 없이 비좁았다. 하지만 도로가를 살짝 막아준 작은 정원 안으로 자연스럽게 휴식 공간을 만들어준 센스는 일상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게 했다.
시원한 그늘에 앉아서 우리는 정원의 나무들 사이로 바쁘게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구경하며 사랑스럽게 피어 있는 함박꽃을 핸드폰에 여러 컷 담았다. 들어 갈 때는 못 보았는데 입구 쪽에 메뉴 설명과 “면 소다를 첨가하지 않고 진공 반죽하여 바로 뽑아 드리는 생면으로 대접합니다.” 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 왔다. 마치 지나가는 사람들을 손짓하며 불러들이는 것 같은 힘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그런 세심한 사장님의 배려가 황제면가를 끌고 가는 열정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잠시 망중한을 즐기면서 다음에는 오늘 못 먹어본 왕만두도 꼭 먹어 보기로 했다. (황제면가 대표: 황방연, TEL: 063-236-1001)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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