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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 맛집 이야기] 연 와 미 당
2017년 03월 23일 (목) 김순이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APSUN@sjbnews.com

군대 간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이틀은 엄마가 해주는 집 밥이 최고라더니 오늘은 군대에서 가끔 생각났다는 갈비탕이 먹고 싶단다. 갈비탕하면 먼저 떠오르는 ‘연와미당’으로 우리는 향했다.
평소 때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집이기도 하다.
첫째는 큰 주차장이 항상 꽉 차서 부럽고, 언제 어느 때 누구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큰 도로변에 있어서 부럽다.
그리고 외관전경을 보면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마치 TV 사극 드라마에서 양반집 담 너머가 왠지 궁금한 것처럼 연와미당을 지날 때 마다 내부가 궁금해진다.
멋스러운 노송들과 옹기종기 모여 있는 큰 항아리들 그리고 시원스럽게 뻗어있는 청기와의 어울림이 주는 풍요로움이 있어서 그럴까(?)
조명으로 물든 밤에는 더 끌어당기는 기운이 강하다.

주말이라서 너무 붐빌까봐 우리는 점심을 피해서 오후2시가 다 되어 도착했다.
그런데도 빈자리가 겨우 나와 앉을 수 있었다. 새로워진 인테리어 때문인지 내부가 예전보다 훨씬 넓어 보였다. 파스텔 톤의 등들이 은은한 화려함을 주면서도 마음을 포근하게 했다. 음식점에 가면 습관적으로 두리번거리며 요목 조목 살피는 나를 보면서 아들과 딸은
배가 고픈지 메뉴를 재촉했다. 당연히 나는 갈비탕을 주문했다. 딸아이는 떡갈비가 먹어 보고 싶다고 애당초 생각이었던 갈비탕은 떡갈비에 밀리고 말았다.

그런데 참 손님이 많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이 눈에 들어 왔다. 옆 테이블에 할머니와 어린 손자인 듯한 손님이 오래 기다렸나보다. 직원이 지나가자 음식이 너무 늦는다고 할머니가 재촉했다. 직원은 미안한 듯 빌지를 확인 하더니
“갈비탕 두 개와 떡갈비이네요. 아이가 어려서 음식이 너무 많지 않을까요?” 하니까
할머니는 손자를 먹일 생각으로 괜찮다고 한다. 배려 차원에서 묻는 직원의 세심한 관심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괜찮다는 할머니가 무색해 하실까봐 손자에게 “배가 많이 고프구나.” 하면서 순간을 재치 있게 넘겼다. 그리고 직원은 급히 주방 쪽으로 서둘러 갔다. 그 모습이 마치 우리 직원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아무리 바빠도 손님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 배려가 음식보다 더 중요한 서비스라는 것을 알고 있는 직원들의 마음 때문인지 연와미당에 손님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 같았다.

옆 테이블 메뉴가 나오면서 우리 음식도 같이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며 푸짐하게 담긴 갈비탕과 지글지글 입맛을 돋우는 떡갈비가 나왔다. 도톰하게 붙은 갈비 살을 가위로 잘라 아들은 오랜만에 갈비탕을 너무도 맛있게 먹었다. 떡갈비가 맛있다며 딸아이가 뚝 잘라서 오빠 밥 위에 올려 준다. 엄마 대신 군인오빠를 챙기는 딸아이가 오늘따라 유난히 예뻐 보였다.
연와미당에 갈 때 마다 나를 흡족하게 하는 윤기 나는 밥이 오늘도 기분 좋게 했다. 갈비탕에 덥석 말아 먹기가 아깝다. 그런 밥은 밥만 먹어도 맛있다. 오늘은 깨소금 향기가 물신 풍기는 봄 동 겉절이를 밥 위에 얹어 먹는 맛도 꿀맛이었다.

배고픔이 가실쯤 문구 하나가 내 눈에 들어 왔다. “메뉴 하나 더, 즐거움을 드립니다.” 메뉴에다 즐거움을 덤으로 준다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보이지 않는 서비스도 메뉴이상으로 여기는 그 마인드가 값져 보였다. 왠지 뭔가 덤으로 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반찬 셀프코너 위쪽엔 “직접 담근 손맛”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 문구를 보는 순간 반찬이 맛있게 느껴졌다. 얼른 반찬을 먹고 더 먹고 싶어졌다. 그래서 음식은 오감으로 먹는 게 맞다. 마치 엄마의 손맛이 느껴지는 듯한 그 문구 하나 하나가 추억속의 맛으로 끌어 올려준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화장실을 가는데 마치 다른 장소로 옮겨 가는 듯싶었다. 화장실 가는 길목에 걸려 있는 그림 액자며 앙증맞은 화분들과 깜직한 소품들이 벽면의 고풍스런 원목들과의 어울림으로 한 공간을 빛내 주고 있었다.
화장실에는 조동화시인의 “나하나 꽃 되어”가 한지 위에 작품처럼 예쁘게 쓰여 있었다.
그때서야 내가 왜 연와미당을 부러워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단지 외부적인 여건이 아닌 보이지 않는 공간까지 섬세하게 손님들을 배려한 진정한 서비스 공간이었다는 것을 나의 감각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조동화 시인의 ‘나하나 꽃 되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를 읊조리며 오늘도 근사한 점심을 먹은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았다. (연와미당 대표 나영환 T.063-224-4141)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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