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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여기가 내 고향이라네"
6년 동안의 기록, 수몰민 삶 고스란히 담아
2017년 01월 25일 (수) 박슬용 기자 APSUN@sjbnews.com
   
 
  ▲ 진안군 용담호 수몰민들의 삶과 아픔, 그리운 고향의 풍경이 남아 있는 용담호사진문화관 이철수 관장이 설을 앞두고 그리운 고향을 찾아 올 귀성객들을 위해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이제 여기가 내 고향이다."
용담호사진문화관에서 만난 한 수몰민의 말이다.
진안군 정천면에 자리한 용담호사진문화관은 길 건너 용담호를 마주보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고향, 살던 땅에서 터전을 빼앗긴 채 내몰린 수몰민들의 기억이 이곳에 오롯이 모여 있다.
지난 25일 찾은 문화관에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 한 구절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가 노래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1995년 용담댐 반대투쟁부터 2001년 용담댐 준공까지 6년에 걸쳐 수몰의 모든 과정을 기록하며 항상 함께한 이철수(63) 사진가를 만났다.
“장장 6년을 주민들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볕에 그을린 까무잡잡한 얼굴, 듬성듬성 허옇한 머리, 이마와 눈가에 자리한 주름에는 그의 땀이 베인 삶이 고스란히 녹아든 듯 했다. 그는 1995년 가을, 운명처럼 도청 앞에서 노인들의 시위 현장을 맞닥뜨렸다. 시위의 배경에는 용담댐 건설이 있었다. 댐 건설로 사라질 마을과 쫓겨날 사람, 누군가는 꼭 기록해야 할 일이란 생각이 순간 그의 뇌리를 스쳤다. 이후 숱한 협박에도 셔터 누르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매달린 결과 2만4,000여장의 사진을 남겼다.
그의 사진에는 수몰민들의 웃고 우는 삶이 가감 없이 담겼다. 댐 공사를 막아내기 위해 굴삭기 삽 안에 매달려 위태로이 버티던 노인, 철거되는 집 앞에서 눈물 짓는 모녀, 부서지는 다리, 물에 잠겨 모습을 잃어가는 도로 등 모든 순간이 담겼다. 때문에 매달 1,000여명, 한 해면 1만3,000명이 사진관을 찾아 아스라한 추억에 잠겨 그리움을 달래곤 한다. 지난 추석에도 사진 속 한 꼬마는 어른이 돼 가족들과 찾았다. 또 결혼사진을 보러 온 60대 노부부는 사진 속과는 달리 머리가 벗겨지고 흰머리가 났다.
이철수 사진가는 “지금도 삶의 터전이 무너져 내리면서 피멍든 수몰민들의 모습이 생생하다”며 “사진관은 그런 모든 기억을 사진과 유물로 남긴 공간이다”고 말했다.
한편 용담호사진문화관 앞에는 버스정류장이 생겼다. 진안군청이 '그리운 고향'을 다시 보고자 오는 수몰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버스정류장을 만들었다. 용담호사진문화관은 진안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용담면 송풍리 방향 버스를 타고 30분내외면 도착할 수 있다. /박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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