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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 없는 손맛, 정리된 역할 분담덕"
비비정레스토랑 할머니들이 말하는 설 이야기
2017년 01월 25일 (수) 김혜지 기자 khj322@sjbnews.com
   
 
  ▲ 삼례토박이 할머니들의 손맛이 담긴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농가레스토랑에서 어르신들이 나이도 잊은 채 활기차게 일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명절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이 늘고 있습니다.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안타깝고 쓸쓸합니다."
삼례읍의 꼭대기 정자 아래 만경강이 눈앞에 펼쳐지는 마을 한 편에는 '비비정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정도순(67), 김정순(68), 최순덕(71), 임병자(82) 네 명의 어르신들은 설 연휴에도 가게에서 손님맞이를 해야 한다.
"집에서 전부치고 요리를 해먹는 모습이 보기 힘들어지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푸념도 흘러나오지만, 그래서 더욱 정성가득한 밥상을 차려주고 싶다. 어르신들은 오랜 세월 삼례에서 산 마을 주민이면서 능숙한 요리 실력으로 집 밥 인심을 톡톡히 전하고 있다.
이곳을 총괄하는 정도순 어르신은 설 전날과 당일을 제외하고 문을 여는데 해마다 명절 대목이 더 북적인다고 혀를 내두른다.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다보니 오히려 명절분위기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는 것이 정 씨의 설명이다.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 흰 머리가 나고 주름이 늘 때까지 마을을 지킨 사람들이 비비정의 트레이드마크가 됐어요. 주변 경관과 음식으로 금세 입소문이 나더니, 결국 명절까지 반납해야하는 상황에 이르렀네요."
네 어르신은 손님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 기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이번 설 연휴에는 어떤 가족들이 찾아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정순 씨는 “가족들이 바쁜 일정을 이해해준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출근을 할 수 있다”며 “며느리가 미리 음식을 해오기 때문에 명절이 오히려 한가한 느낌이다"고 했다.
설 연휴에도 이른 아침부터 레스토랑으로 출근을 해야하지만 일터라기보다 '큰 집의 부엌'으로 여겨진다고 입을 모은다. 마을에서 재배한 채소로 만든 반찬과 주 메뉴인 불고기 주물럭, 버섯전골, 홍어탕 등 싱싱한 재료로 한 상을 가득 채운다.
김 씨는 “명절에 특별한 메뉴를 만들어볼까 했지만 변함없는 재료와 맛으로 대접하는 것이 귀향 온 손님들에게 더 반가울 거라고 생각했다”며 "5년 째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는 비결은 손맛도 있지만 어르신들의 화합과 노하우로 정리된 역할 분담이 크게 작용한다"고 했다.
최순덕 씨는 50년 동안 삼례에 살고 있지만 이곳에서 이렇게 일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고맙게도 자식들이 집안일을 도맡아서 해주는 덕분에 명절준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맏언니인 임병자 씨도 명절 음식 장만에 손을 놓은지 오래다. 딸도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 틈틈이 연락을 하고 지내기 때문에 명절이 특별하지 않다. 매해 이곳에서 설을 보내는 것이 더 생기넘친다.
“결국 손님은 식구(食具)잖아요.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니 작은 것 하나까지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올해 설에도 별 탈 없이 삼례를 찾은 가족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드리고 싶습니다.”/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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