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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이의 음식점이야기] 모임 믿고 음식점 오픈하지 마라
2017년 01월 12일 (목) 김순이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APSUN@sjbnews.com
음식점을 하면서 이런 저런 많은 모임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
그 모임의 모든 사람이 마치 내 음식점에 고객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다.
물론 한번은 체면상 와 줄 수도 있다. 그러나 매달 그 모임의 자리를 내 음식점에서 한다는 보장도 없고 그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 와준다는 약속도 할 수 없는 것이 음식점이다.

예전에 공직에 있으면서 몇 개의 모임에 총무직과 회장직을 맡고 있는 가까운 지인이 있었다. 하루는 자기가 모임이 엄청 많으니 음식점을 꼭 하고 싶다고 찾아 왔다. 물론 도움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모임이 많다고 해서 그 모임에 속한 사람들이 가게를 끌고 갈 만큼의 손님이 될 수는 없으니 다시한번 고려하라고 나는 만류 했다.

그래도 본인은 자신이 있다고 조금만 도와 달라고 했다. 그러면 아내와 함께 와서 같이 얘기를 하자고 했다. 어느 날 같이 찾아온 아내는 생각보다 성격도 좋고 인상도 좋아서 음식점을 하면 왠지 잘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아내는 경험도 없고 음식점 자체가 겁이 나서 정작 본인은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런 아내에게 남편께서는 손님만큼은 자기가 책임지고 밀어 줄 테니 가게만 지키면 된다며 아내를 설득했다. 본인이 자처해서 해도 힘든 게 음식점인데 떠밀어서 되는 게 아니라고 난 아내 편을 들어서 안 된다고 돌려보냈다.

그런데 한참 후에 아내가 찾아 왔다. 집요하게 하겠다는 남편의 의지를 꺾을 수가 없다며 한번 해 보겠다고 했다. 결국엔 음식점을 오픈하기로 했다. 기본 틀을 잡아 도와주었다. 내가 보기에 마지못해서 하는 아내가 음식점을 감당하기엔 좀 무리 일 것 같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처음엔 모임이 많아서 그런지 그런대로 손님들로 북적대며 가게를 끌고 나갔다.
다행이다 싶었다. 그런데 거의 6개월쯤 지나자 점차 손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 부부는 태산 같은 걱정을 하며 그동안 해보지 않은 음식점을 하면서 경제적 손실은 말 할 것도 없고 지친 심신과 함께 의욕까지 상실해 갔다. 결국엔 1년을 못 버티고 큰 손실과 함께 문을 닫고 말았다.

이처럼 아무리 모임이 많아도 그 모임 믿고 음식점을 오픈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음식점이라는 것이 한번은 올 수 있어도 자기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매번 이어질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모임만을 믿고 이미 손님이 확보해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정말 스스로 손님이 선택해서 오는 음식점이 되지 않으면 장기간 이어 갈 수가 없다. 향기 나는 꽃밭이 있으면 벌들이 날아드는 것처럼 음식점도 항상 새로운 향기를 뿜는 꽃밭과 같아야 하는 것이다.

난 음식점을 10년이 넘게 운영할 때까지 사실은 모임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불안 하거나 손님이 없어서 걱정 해본 적이 없었다. 어쩌면 오는 손님을 맞는 것만도 벅찰 정도로 항상 붐비고 바빴다. 지금이야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위해 몇 개의모임을 하고 있지만 목적을 가지고 모임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내 가족도 정말 우리 음식이 먹고 싶을 때만 방문 하는 게 음식점의 특성이다. 그 만큼 음식점은 냉정하다.

그래서 외부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내실을 어떻게 꾸려 가냐에 따라서 손님의 발걸음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옛날 말에 ‘산토끼 잡으려다가 집토끼마저 놓친다’는 말이 있다. 우선적으로 기본에 충실하면서 본업에 열정을 쏟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음식점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한테 매번 강조하는 것이 있다. ‘기본에 충실 하는 것만이 손님과 함께 오래 갈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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