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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 불며 너 한입, 나 한입…"식당보다 겨울 길거리 간식이 더 맛있네"
[주말엔-FOOD] 겨울간식
2017년 01월 12일 (목) 글 = 김혜지·사진 = 오세림 기자 APSUN@sjbnews.com

   

△ 거리의 ‘황금마차’ 안으로 모이자
코끝까지 차가워지는 한 겨울, 아늑한 공간 들어서자 움츠렸던 몸의 빗장이 풀린다. 거리의 사람들은 하나둘 모여 방금 만든 따뜻한 간식에 눈길을 사로잡힌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다양한 먹을거리는 노릇노릇한 모습으로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군침을 돌게 한다.
추운 겨울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붕어빵, 계란빵, 국화빵부터 평소에도 즐길 수 있는 찐빵, 어묵, 호떡, 고구마, 군밤까지 거리로 나온다. 단 돈 몇 천원으로 이것저것 골라 먹으며 잠깐의 휴식을 제공받는다.
겨울이 되면 현금을 꼭 챙겨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카드 대신 잔돈을 주고받고, 비좁은 공간이 포화상태가 돼도 흔쾌히 자리를 내어주는 여유도 이 계절, 이 공간에서만 허락된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간식을 즐기는 학생들, 강추위에 잠깐 몸을 녹이려 들른 직장인, 아이의 조름에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뗀 엄마. 저마다의 소소한 사연으로 이곳에 모인다.
이처럼 겨울간식은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거리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거리에 즐비했던 포장마차는 점점 줄어들고 풀빵과 국화빵은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져 가고 있다. 붕어빵 값은 오르거나 크기가 줄어드는가 하면 이색적인 모양과 맛으로 재탄생된다.
세련된 인테리어로 꾸며진 공간에서 멋지게 포장돼 한층 업그레이드(?)된 붕어빵이 눈길을 끈다. 고급화된 실내에서 먹는 붕어빵이란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조화다.
주전자와 팥을 번갈아가며 넣는 아주머니의 노련한 손길 대신 기계에서 만들어진 외국에서 건너왔다는(가게 이름을 해석하면) 붕어빵, 값도 꽤 비싸 흔쾌히 지갑을 열자니 고민이다. 아무래도 종이봉투에 아주머니의 인정이 듬뿍 들어간 겨울간식이 으뜸아닐까.

△ 추억의 겨울간식 진화기
피자맛, 야채맛 찐빵이 처음 등장했을 때 반감보다 신기함과 호기심이 들었다. 추운 겨울, 편의점에 들른 학생들은 어떤 맛을 먹을까 고민하며 찜기 앞에서 둘러싸여 있다. 찐빵의 정체성이 흔들릴 줄 알았던 것은 기우였고 다행히 새로운 찐빵의 등장은 없었다.
가장 오래 고유의 맛과 모양을 유지했던 겨울간식의 진화는 어쩌면 위기일지도 모른다. 거리에서 겨울간식 중 풀빵과 국화빵은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밀가루 반죽에 달달한 팥을 넣어 노릇하게 구워낸 붕어빵은 소부터 빵 반죽까지 새로운 방식으로 조리되고 있다.
슈크림, 블루베리, 크림치즈, 초콜릿 등을 손님이 직접 고를 수 있게 했고 밀가루대신 패스츄리를 반죽해 맛의 변화도 이끌고 있다. 훨씬 더 큰 크기로 식감도 바삭하고 풍부해졌다. 거리에 종종 걸음으로 기다리며 음식을 먹던 손님들은 따뜻한 실내로 초대했다.
계속해서 현대시대에 발맞춰 트렌디하게 진화하고 있지만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희소성(?)은 사라졌다. 입 한 번 떼기 힘든 겨울날의 추억도 사라진 느낌이다.
털모자, 털장갑으로 치장한 코끝까지 빨개진 군밤장수도 보기 힘들다. 고구마 값이 올라 ‘옛날에 비해 너무 비싸다’며 혀를 내두르고 지나치는 손님들도 많다. 과거에 비해 ‘저렴한 겨울간식’이란 공식도 깨지고 있지만 이들이 사라진다면 우리의 겨울은 더 차갑기 만할 것이다.

   

■ 추억의 겨울간식, 어디에 있나
△ ‘국화빵’ 이리도 컸나?
보기 힘든 국화빵이 매일같이 구워지는 곳이다. 아침 일찍부터 직접 반죽을 하고 팥을 삶아 너무 달지도 싱겁지도 않은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이곳저곳 자리를 옮기다 3년 전부터 서신동 이마트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오후 2시부터 문을 열면 단골손님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해 어묵 국물을 마시며 몸을 녹인다. 인정 넘치는 아주머니는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며 금방 구운 국화빵을 주기 위해 ‘시간이 있느냐’고 먼저 묻는다. 방금 만든 빵을 종이봉투에 몇 개 넣다보면 금세 꽉 차올라 또 다른 봉투를 꺼내야 한다. 양 손 두둑이 든 국화빵에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이외에도 꽈배기, 튀김, 어묵도 맛볼 수 있다. 국화빵은 2개에 1,000원이다.


△ 군밤 아저씨, 한 알만 더 주세요!
알이 꽉 찬 군밤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지자 고사동 중앙교회 앞을 거닐던 사람들이 발길을 멈춘다. 껍질 째 구운 군밤은 반으로 살짝 갈라져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집에서 구워 먹는 것보다 훨씬 구수한 맛을 더해 겨울날 군밤아저씨를 발견하면 반가울 따름이다.
군밤이 구워지는 과정을 바라보며 옛 시절이 떠오른 듯 추억에 잠긴 어르신들은 금세 이야기꽃을 피운다. 가격대별로 아저씨의 노련한 손길에 각각 다른 양의 군밤이 봉투에 담긴다. ‘조금만 더 달라’는 손님들의 간청에 허허 웃으며 몇 알 더 넣어준다. 가격은 2,000원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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