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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인도에서 내려가 차로 달려야, 도로에서의 평화 만드는 지름길"
[자전거 도시, 전주] <10>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②
2017년 01월 02일 (월) 김길중(생태교통시민포럼운영위원·한의사) APSUN@sjbnews.com

   

전날 독립영화관에 놓아둔 자전거를 찾기 위한 일정부터 시작되었다. 허나겸(45세)씨와의 인터뷰는 아중리 집에서 만나면서 이뤄지게 된다.
차를 통해 이동 중에 나겸씨는 팔달로와 충경로를 십자축으로 하는 구도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쏟아낸다.
"기린대로나 백제로도 중요하지만 시내권 부터 먼저 자전거 길을 내는게 필요해요"라며 말을 이어간다. "더블린, 브뤼셀,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해 유럽의 많은 도시를 다녀봤는데 프랑크푸르트를 제외하고는 그리 큰 도시가 아니에요. 브뤼셀이나 더블린은 한 나라의 수도라고는 하지만 큰 도시가 아닙니다. 한결 같이 도로 폭이 넓지 않습니다. 딱 팔달로와 충경로 만큼의 왕복 2차선 이에요. 과감하게 차에게 1차선을 내주고 나머지 차선은 자전거에게 내줍니다. 더블린의 경우에는 차와 자동차가 도로에서 섞여 움직이기도 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도심으로의 차량 진입을 과감하게 제한해야 합니다. 공영주차장도 없애고 주차요금도 높게..." 한번 열린 그녀의 포문은 그칠 줄 몰랐다.
그러면서 다시 이렇게 이어 간다. "도로에서의 우선순위는 사람, 그리고 자전거, 그 다음이 자동차... 이렇게 순서를 조정해야 합니다. 신호체계도 자전거가 맨 앞에 신호대기 합니다. 직진이건 좌회전이건 가리지 않고 자전거가 간 다음에 자동차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거에요"와 같은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겸씨에게 이런 풍경들이 꽤나 충격처럼 깊게 인상 지워진 것 같다.

평소의 거주하는 아중리와 독립영화관을 비롯해 약속이 주로 잡히는 구 시가권을 오간다. 그리고 대학원 수업을 듣는 전북대학교까지 삼각축을 중심으로 이동한다. 물론 그녀의 주된 이동 수단은 자전거이다. 이날처럼 그녀는 독립영화관이나 한옥마을에 자전거를 놓아두고 귀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그만큼 무언가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강점을 설명한다. "자전거를 타고 나왔다가 비가 오는 경우 이렇게 묶어두고 그 다음날 찾아가기도 한다. 복잡한 주차사정을 감안하면 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나겸씨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은 실제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차를 온전하게 이용할 수 없고 택시비가 적지 않게 들었다고 한다. 멀지 않은 거리니만큼 자전거를 통해 이동하게 되었고 이제 익숙해졌다고 말한다.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탄 것이 아중리로 이사온 5년전 부터 라고 한다.
그녀는 이렇게 강조한다. "전주는 다소 오르막길이 있기는 해도 크지 않은 도시다. 자전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오르막길은 잠시 끌고 오르기도 하는데 다닐만 하다"는 대목이다.

인터뷰는 이어져 전주의 자전거길 사정과 해법에 관한 이야기로 나아간다.
"건장한 남자들과 달리 여성이나 노약자들은 보도위의 자전거 길로 다닐 수밖에 없다"며 자차도상의 자전거 길과 함께, 기존에 놓인 보행자 겸용도로 활용에 관한 현실적 접근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크게는 백제대로와 기린대로, 그리고 천변의 자전거 길을 정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시내 구석구석은 기존의 보행자 겸용도로와 자전거우선도로 같은걸 활용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인도를 침범해 점유하고 있는 불법 주정차된 차량의 단속이 병행되어야 합니다"라며 인도를 침범하는 자동차 문화에 대해 분개하기도 한다.
‘자전거 도시 만들기’가 도시의 철학적 깨어남과 함께 시민의식의 고취, 그리고 여러 가지가 병행되어 지속적으로 전개되는 운동이 되어야 함을 주문하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렇게 주문한다. "시장이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지속적인 시민운동으로 길고 깊은 호흡아래 잘 전개되면 좋겠다"며 자전차 행동 등의 움직임에 긍정적인 시선아래 동감하는 뜻을 밝힌다.
"제가 속한 인문학모임을 소개하고 싶어요. 우리 모임에 속한 사람 중에는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결정해놓고 보면 막상 이동할 방법을 마련 하는게 참 어렵더라구요. 이만한 모임 또 있을까 싶어요"라며 덧붙인다. "그래도 할 건 다하고 삽니다. 다른 지역을 방문하는 프로그램도 다 진행하고 어떻게든 다 되더라구요. 문제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실천입니다. 삶을 향유하는 방식의 전환이 전도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요"

마지막으로 나겸씨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 당장 여성이나 노약자가 차로로 나가는건 부담스럽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점차 자전거가 도로로 나가고 그것이 정착돼 가고 차와 자전거의 공존이 이루어지면 됩니다. 그런 후에 여성들도 차로를 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유럽에서 본 사례들을 볼 때 전주만한 규모와 조건을 가진 도시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자전차 행동과 같은 노력에 응원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자전거 도시는 인프라나 예산이 아니라 의식의 전환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임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자전차가 전주에게 길을 묻다(자전차행동)
   

기획연재를 시작하면서 전주에서는 흥미로운 이름의 ‘시민행동’이 시작되었다. 20년이 경과하면서도 제자리인 자전거도시 전주의 자전거 길을 만들자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행동이다.
매주 토요일 아침 8시에 원광대학교 한방병원(덕진동)을 출발해 기린대로와 팔달로를 달리는 이 캠페인은 10월 22일에 첫 행동을 시작하였다.
작게는 5,6명 많게는 20여명이 달리는 이 행동은 나비효과라 부를 만큼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전주시에서 직제개편을 하면서 자전거과 신설이 이뤄지고 멀리 대구에까지 이 행동양식이 소개되면서 ‘자전차가 대구에게 길을 묻다’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특별한 조직형태도 갖추지 않고 단순화된 행동으로 SNS를 통해 차근차근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계속되는 행동을 통해 자전거 도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다. 자전거도시로 만들어 가는데 소소한 기여를 하겠다는 다짐만은 다부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차도의 폭이 넓고 평탄하며 전북대를 끼고 있어 자전거 이용자가 많은 기린대로를 주목하고 있다. 이 구간을 시범구간으로 삼아 자전거 전용차로를 만들어 내는데 1차적 목표를 삼아보자고 주장하고 있는 중이다. 전주시에서도 이 주장에 귀를 기울여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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