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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형에게 사기를 치려는 동생, 무심히 마무리 할 수 있을까
[주말엔-MOVIE] ■작은 형
2016년 12월 08일 (목)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 APSUN@sjbnews.com

   

가족의 끈끈함을 이야기할 때 거론되는 시쳇말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요즘엔 안 좋은 의미로 사용되거나 신빙성을 잃어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고위공직자들이 가족이나 친인척들을 부정한 방법으로 인사 청탁에 휘말리거나 재계 총수들이 갖은 수단으로 가족들의 기업 지배력을 높이려는 모습들을 보면 피보다 진하다는 말을 욕보이는 것만 같다. 반대로 가족 간에 돈 문제로 다투거나 사기를 치거나 살해를 벌였다는 사례를 들으면 앞서 거론한 인용구는 문자에 지나지 않는 것만 같다. 형제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기를 다루고 있는 영화 <작은 형> 역시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어디에 다다를 것인가를 유추하며 보게 되는 드라마다.

이제 막 교도소에서 출소한 동현(전석호)는 땅값을 부풀려 이익을 챙기던 사기범이다. 다시 사기활동을 전개하려던 동현은 과거에 사기를 쳤던 사채업자에게 덜미를 잡히고 일주일 내로 1억 2천만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당장 돈을 마련해야하는 동현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지능이 떨어지는 작은 형 동근(진용욱)을 찾아가게 된다. 다운증후군 재진(이혁)과 시각장애인 선우(이정주)와 함께 사는 동근의 집에서 동현은 가족이라는 명분으로 잠시 눌러 살며 이들이 가진 목돈을 어떻게 뜯어낼지를 궁리한다. 그러던 도중 동근을 보살피고 있던 어린 시절 동네친구 은아(민지아)와 마주치게 되고 동현은 의심을 받기 시작한다.

   



우연의 일치라도 된 것처럼 <작은 형>은 최근에 먼저 개봉했던 상업영화 <형>과 여러 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제목에서 형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작은 형>이란 제목은 제작비와 배급 규모의 차이 때문에 작명된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출소한 사기범과 형제관계에 있는 사람을 찾아가 함께한다는 설정에 형제 중 한명이 몸에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 같은 설정을 두고 A, B팀이 나눠서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형>과 마찬가지로 <작은 형>의 포스터나 예고편를 보면 형제애를 기반으로 한 신파를 보여줄 만한 순간들이 있을 것이며 비극적인 결말을 상상하기란 어렵다. 그럼에도 <작은 형>이 <형>보다 나은 점을 묻는다면 <작은 형>의 동현은 <형>의 조정석이 연기한 두식보다는 사기범의 설정을 멋과 유머러스한 측면에 소비하기 위해 남용된 측면이 적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 작은 형>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은 서로에게 필요가 없어 외면하고 버렸던 가족과 형제가 다시 엮이고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동현과 동근은 영화 속에서 7년 만에 만났고 다른 형제들과도 왕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동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에 거주하던 세 명의 장애인과 주변 인물인 동현, 지아는 기실 서로를 이용하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재밌는 것은 동현과 지아가 작은 형인 동근을 두고 지분싸움(?)을 벌인 시간들 덕분에 의도치 않게 당초의 불온한 목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동현의 사기는 사실상 어렵지 않게 끝날 수 있을 법한데도 영화는 관객들에게 시종일관 동생이 무심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가를 장담할 수 없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적으로 과거의 사연에 기대어 급격한 감정변화를 이끌어내려는 방식은 다소 억지스럽거나 상투적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심광진 감독에게 <작은 형>은 <불후의 명작>, <이대근, 이댁은>이후 9년 만에 찍은 장편영화다. 흥행 부진과 평단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던 지난 작품과 달리 <작은 형>은 2015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받으며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최근 개봉이후에도 실제 관람객들로부터 좋은 드라마라는 어필에 성공하고 있다. 주인공 동현을 맡은 전석호 배우는 전형적인 타입으로 풀릴 수 있는 가족 사기범의 모습을 생활밀착형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방식으로 상쇄시켜나가는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중심을 잡아준다. 반면 지능이 낮은 작은 형 역할을 맡은 진용욱 배우는 <마돈나>에서 동료 직원을 폭행하고 강간하는 등의 지독하고 못된 노동자, <무산일기>의 탈북자와 같은 강한 캐릭터와 반대되는 캐릭터를 선보이면 주목받을만한 연기를 선보인다.

지능이 떨어지지만 순진무구한 작은 형과 사기를 치기위해 찾아온 동생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작은 형>은 12월 6일에 개봉되어 상영 중이다.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

   


< 작은 형> (2016)
감독 : 심광진 ∥ 출연: 전석호, 진용욱, 민지아 ∥ 110분 ∥ 드라마 ∥ 15세 관람가

■ 개봉일시 : 12월 6일 화요일
■ 상영장소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전주영화제작소 4층)
■ 관 람 료 : 일반 5,000원, 할인 4,000원(후원회원, 만 65세이상, 장애인, 청소년, 국가유공자 등)
■ 문 의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063-231-3377 (내선 1번) / http://theque.jif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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