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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이의 음식점 이야기] 대한민국에 딱 한 곳
2016년 12월 01일 (목) 김순이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APSUN@sjbnews.com
“여기가 체인점인가요? 다른 지역에도 있나요?”
“아니요. 여기 하나밖에 없습니다.”

요즘은 체인점이 대세다 보니 괜찮다 싶으면 당연히 체인점이라 생각한다. 특히 다른 지역에서 오신 분들은 식사를 마치고 돌아가면서 위의 두 가지 질문을 빠뜨리지 않는다.

“이렇게 좋은 음식을 왜 체인점을 안 내세요? 서울에다 내면 대박 나겠네요.”

어떤 분은 진담 반 농담 반 “체인점 하나 내 주세요.” 한다. 맛 집 촬영하러 온 연예인도 촬영 마치고 본인 이름 걸고 같이 체인점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진지하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음식도 좋고 아이템도 너무 좋단다. 체인점 낼 생각이 없다고 하면 왜 체인점을 안 내는 거냐고 아쉬운 듯 묻기도 한다.

알고 보면 청학동은 일반 손님도 많지만 전국에서 벤치마킹하러 온 식당 하는 분들도 꽤 많은 것 같다. 사실은 초창기에 친척 한 분이 청학동을 대구에서 한번 해 보고 싶다고 해서 지점 하나를 내주었다. 그런데 몇 년 안 가서 문 닫고 말았다. 아무리 똑같은 재료와 방법을 알려 주어도 전주에서 먹는 맛과 분위기가 나오지를 않았다. 그 뒤로 체인점에 대해서는 관심을 놓았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는 음식점을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레시피가 같다고 똑같은 음식이 만들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음식은 배워서 하는 게 아니다. 익히고 익혀서 감각으로 해야 한다. 우리가 운전할 때 의식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닌 것처럼 음식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운전할 때 집중하지 않으면 사고 나는 것처럼 음식도 집중하지 않으면 맛이 엉뚱하게 달라진다.

음식은 붕어빵 찍듯이 될 수 없다. 같은 몸이 아닌데 같은 옷을 입힐 수는 없지 않은가? 더군다나 청학동 음식은 끼니마다 즉석으로 하는 음식이어서 더더욱 복제해서 나간다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찌 보면 청학동이 전주에만 있기 때문에 23년이 넘도록 많은 사람한테 사랑을 받는지도 모른다.

요즘엔 음식도 유행을 많이 탄다. 어느 날 체인점이라고 여기저기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어느 때 보면 새로운 간판으로 바뀌는 일이 다반사이다. 본사 믿고 체인점을 낸 업주들은 어느 날 뿌리가 없어지는 바람에 자동으로 고사하고 만다. 그래서 난 정말 검증된 체인점 아니고서는 힘은 좀 들지만 작게라도 내 음식을 만들어 운영해 보기를 갈망한다.

몇 년 전에 일본 유명 음식점 투어에 동참한 적이 있다. 우동 하나로 400년 전통을 이어 오고 있는 음식점이 있었다. 그 맛 그대로 이어오고 있단다. 그 주인은 육수에서 면발 하나까지 설명해 주었다.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걸 보면서 우리네 정서와는 참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그뿐 아니라 3대째 물려받고 있는 초밥집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부모가 음식점을 하면 자식만큼은 고생시키고 싶지 않다고 다른 일 하기를 원한다. 솔직하게 말해서 나 역시도 우리 아이들한테 애써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큰 아들 녀석이 요즈음 음식에 관심을 갖는걸 보면서 만일 그 아이가 음식점사업을 한다면 적극적으로 밀어 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아마도 디자인 감각을 가지고 음식점 사업을 한다면 나보다 훨씬 더 잘 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편으론 내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그 속에 나의 혼이 대대로 이어 내려갔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대한민국에서 딱 하나인 음식점이 아니라 세계에서 딱 한 곳인 청학동이 된다면 영원히 내 삶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닐까?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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