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 일 20:45
> 주말엔 > 영화VS영화
     
순교자 프랑스 신부들 향한 예술가들의 헌사
[주말엔-MOVIE] ■ 시간의 종말
2016년 11월 10일 (목)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 APSUN@sjbnews.com

   

순교(殉敎)라는 단어엔 숭고함이 담겨있다. 죽음으로서 가르침을 전하고, 증명하며, 신념을 지키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과거 조선시대에 여러 차례 박해가 일어나면서 많은 이들이 순교를 했다. 신자들과 함께 외국에서 파견된 선교사 신부들이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종교적 신념을 지켜냈던 사건이었다. 한반도에 천주교가 중요한 종교로 자리 잡은 것은 이러한 순교자들의 신념으로 가능했다. <시간의 종말>은 프랑스 선교사들의 들을 향한 영화인, 음악가들의 예술적 헌사다.

아시아 지역 선교를 목적으로 17세기에 결성된 프랑스 최초의 외방선교회인 ‘파리외방전교회’는 1830년대 무렵 최초로 조선으로 선교사를 파견하기로 한다. 파리 외방전교회는 천주교 조선교구가 설립된 1831년에 바르텔르미 브뤼기에르 주교를 조선 선교사로 파송했으나 1835년 만주에서 병으로 별세하면서 피에르 모방 신부, 앵베르(Imbert) 주교, 샤스탕(Chastan) 신부가 1836년에 입국하게 된다. 세 명의 신부는 모두 강변의 새남터에서 순교하고 이후 조선에 입국한 신부 중 9명의 신부가 더 순교하게 된다.

< 시간의 종말>은 첼리스트이자 트리오 오원의 일원인 양성원씨의 기획으로 시작되었다. 2915년 명동성당에서 공연을 마친 양성원은 고찬근 주임신부로부터 성당에 쓰인 벽돌이 프랑스 순교자들이 묻힌 곳의 흙으로 구워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에 양성원씨는 프랑스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대현 감독과 헌정다큐 작업을 시작하고 기념 음반제작에 나서게 되었다. 병인박해 150주년, 한불수교 130주년이라는 시기와 맞아떨어진 상황에서 완성된 <시간의 종말>은 프랑스와 대한민국의 연결고리로서도 프랑스 선교사들의 순교를 강조한다.

   



영화는 인터뷰를 포함해 회화, 음악, 퍼포먼스, 상황극 등이 복합된 다큐멘터리다. 퍼포먼스와 상황극은 박해를 설명하고 재현하기 위한 일차적 묘사를 담당한다면, 회화와 음악은 프랑스와 천주교, 죽음과 순교라는 공통분모로서 외방전교회 신부들과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다. 대표적으로 영화의 포스터에 쿠베르탱의 작품 '출발'(Le depart·1868)이 사용된 것은 당시 조선에 파견된 성 루도비코 볼리외 신부, 성 헨리코 도리 신부, 성 브르트니에르 신부의 파견을 축복하고 기도하는 모습을 그린 것에서 연결고리를 갖는다.

무엇보다 영화에서 직접 연주되는 곡 중의 하나인《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곡(Quatuor pour la fin du temps)》은 프랑스 작곡가 메시앙(1908~1992)의 곡으로서 그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독일군의 포로로 포로 수용소에서 생활한 경험 중에 작곡되었다. 메시앙의 곡을 연주하는 트리오 오원 역시 양성원씨가 파리 고등음악원 시절부터 오랜 기간 함께 음악적 교류를 이어온 프랑스인 2명과 함께 구성한 팀으로서 영화의 취지에 걸맞은 연주팀이기도 하다. 비록 영화가 끌어들인 예술 간의 구성이 치밀하다는 인상을 주진 않지만 요소 각개의 함의들이 서로 통한다는 것만으로도 기획의 목적은 충분히 전달력을 갖는다.

영화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조선 파송신부 자크 샤스탕(1803~1839)은 1826년에 신부가 된 이후 1836년 무렵 조선으로 떠날 것을 스스로 희망했다고 한다. 그가 소속된 파리외방전교회 회칙엔 ‘전통에 따라 선교 지역으로의 출발은 돌아온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더불어서 당시 조선으로 파송된다는 것은 2~3년 이내에 목숨을 잃을 가능성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는 조선으로의 파송을 결심한다는 것이 고국 프랑스에서의 시간, 인간이 가진 시간의 종말을 의미한다. ‘선생복종(善生福終, 참되게 살다 복되게 마무리한다)’을 실천하기 위한 그들의 행보는 동시대와 이후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쿠베르탱이나 메시앙과 같은 이들이 예술작품을 만드는데 정신적인 밑거름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예술가들에게 울림을 전한 순교자, 복자(福者)의 정신을 전하기 위해 예술가로서의 역할을 실천하려는 영화 <시간의 종말>은 11월 10일(목)에 개봉되어 상영 중이다.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

   


< 시간의 종말> (2016)
감독 : 김대현 ∥ 출연: 황건 신부, 양성원 첼리스트 ∥ 67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 개봉일시 : 11월 10일 목요일
■ 상영장소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전주영화제작소 4층
■ 관 람 료 : 일반 5,000원, 할인 4,000원(후원회원, 만 65세이상, 장애인, 청소년, 국가유공자 등)
■ 문 의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063-231-3377 (내선 1번) / http://theque.jiff.or.kr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의 다른기사 보기  
ⓒ 새전북신문(http://www.sjb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제휴안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소: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728번지 새전북신문 | 대표전화:063-230-5700 | 구독안내:063-230-5712
제호:SJBnews | 등록번호:전라북도 아00058 | 등록일자:2012년 03월13일 | 발행·편집인:박명규 | 청소년보호책임자:오성태 | 종별:인터넷신문
주식회사 에스제이비미디어는 새전북신문의 자회사입니다.
Copyright 2006 새전북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PSUN@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