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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이의 음식점이야기] 노후가 더 아름다운 창업
2016년 11월 03일 (목) 김순이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APSUN@sjbnews.com
누구나 한번쯤은 음식점을 해 보고 싶어 한다. 그만큼 음식점이 만만해 보인다.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되고 특별한 경력이 없어도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의 반평생을 직장 생활을 하다 은퇴한 뒤 가장 쉽게 덤비는 것이 음식점이다.
실패만 하지 않는다면 가장 안정된 직업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먹거리는 없어 질 수도 없고, 다른 것에 비해서 기계화가 될 수도 없다. 그것은 음식만큼은 손이 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쉽게 창업도 하지만 쉽게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실패 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너무 욕심을 부리거나 전 직장에서의 자존감을 그대로 갖고 싶은 마음에서 오는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기 때문이다. 사실 은퇴하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처음부터 시작 할 용기가 있다면 누구나 성공 할 가능성은 높다. 그리 하려면 남의 눈높이에 맞추기 보다는 내가 감당 할 수 있는 만큼만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보여 지기위한 음시점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창업이란 내 삶을 내 방식대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롭고 설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모든 책임이 따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아 있다. 어떻게 보면 또 다른 나를 찾아 가는 작은 모험이기도 하다. 그런 반면에 남에게 뭔가를 베풀며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오히려 소박한 꿈에서 큰 기쁨이 올 수도 있다.

내 주위에 은퇴를 하고 새롭게 삶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보면 더 활기차고 자신만만해 한다. 연금으로 전전긍긍 생활 하는 사람과는 확연히 다르다.
내가 아는 지인 부부는 남편은 학교 선생님 이었고 아내는 직장을 다니다 퇴직을 했다. 이들 부부는 2층짜리 건물을 사서 1층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아담한 음식점을 하고 2층은 본인들이 거주하는 가정집이다.
아내는 주방 일을 하고 남편은 손님을 맞이하며 서빙을 하는데 오히려 서툰데서 오는 정겨움이 더 진정성 있게 느껴지기도 한다. 마치 가정집에 초대 받아 따듯한 밥 한 끼를 먹는 느낌도 든다. 그리고 매달 한 번씩 주민 센타를 통해서 독거노인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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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면 등산 동호회에 들어가 등산을 다니기도 한다. 큰돈은 아니어도 충분한 용돈과 결혼한 자식들한테 오히려 가끔씩 용돈을 줄 정도로 벌이가 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일을 한다는 자체가 삶의 활력소가 되어서 좋다고 한다. 가끔씩 정담은 밥을 먹고 싶어 들러보면 그 부부는 그런 생활을 즐기는 것 같았다. 메뉴에도 없는 나름 별식도 해주고 마치 뭘 더 해서 먹일까 하는 부모의 정을 느끼게 할 정도로 맘을 담아 준다. 그런 일거리가 그 부부한테는 오히려 직장에 다닐 때보다 스트레스가 없어서 좋고 조금이라도 남을 위해 베풀 수 있는 삶이어서 정말 보람차다고 한다.

이처럼 욕심 부리지 않고 나만의 영역 안에서 고객을 만들어 가면서 노후를 정신적으로 더 풍요롭게 보낼 수 있는 것이 생계형 음식점이기도 하다. 생계형이라기보다는 삶에 에너지를 주는 활력소 음식점이라고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내가 만약 그런 삶의 활력소가 되는 음식점을 만들어 본다면 어떨까?
일단은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본에 가보면 테이블 10개도 안 되는 음식점들이 허다하게 많다. 그런 작은 규모인데도 어떤 음식점은 몇 백 년 이어오는 음식점도 있다.

메뉴는 아주 단순한 것이 좋다. 그래서 단품이면 더 좋다. 예를 들어 청국장 또는 삼계탕 한 가지만 파는 전문 식당도 좋겠다. 그리고는 전문성과 정성을 다하면서 단골 고객을 만들어 가면 된다. 이런 작은 가게는 오히려 소문 듣고 찾아오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니면 주변 아파트나 직장인 단골을 잡으면 안정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런 곳에서는 일반적으로 해장국을 파는 식당이 아니면 아침에는 손님이 없으므로 이 짬을 이용하여 특별히 아침 국을 포장해서 파는 것도 좋다. 또한 주 메뉴는 하루 판매할 그릇의 숫자를 정해 놓고 한정 판매를 해보는 것도 좋다. 그렇게 되면 신선한 음식을 팔 수 있는 장점도 있고 나중에는 시간적 여유로움도 가질 수 있다.

그렇다고 섣불리 하면 안 된다. 어느 한편으로 규모는 작지만 대한민국 최고로 따듯한 음식점을 만든다든가, 아니면 청국장 또는 삼계탕 하나만큼은 최고로 맛있게 만든다든가 나만의 차별화된 야무진 꿈을 갖지 않으면 열정과 정성이 고객한테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작게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노후가 더 아름다운 창업’과 같은 또 다른 나만의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덤벼 본다면 제2의 삶이 오히려 활기차게 보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음식점 컬럼니스트, 청학동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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