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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연착을 뛰어넘는 디스토피아 영화의 전설
[주말엔-MOVIE] ■ 칠드런 오브 맨
2016년 10월 13일 (목)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 APSUN@sjbnews.com

   

2013년 10월 17일 개봉했던 <그래비티>는 SF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또 다른 계보로서 기록될만한 작품으로 열렬한 환호를 받았던 작품이다. 우주를 배경삼은 SF영화에 실질적인 출연배우는 단 2명뿐이라는 설정도 흥미로웠지만 기나긴 롱테이크 씬을 통해 우주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생동감을 부여하면서 촬영면에서도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비전과 엠마누엘 루베즈키의 조합으로 탄생할 수 있던 <그래비티>는 영화광들에게 반가운 작품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두 사람이 10년 전에 일궈낸 어떤 영화 한 편을 극장에서 볼 수 없었다는 아쉬움을 자극하기도 했다. 암암리에 숨겨진 전설의 SF영화로 인정받아왔던 어떤 영화 한 편, <칠드런 오브 맨>이 10년 만에 드디어 극장과 만나게 됐다.

서기 2027년 모든 여성이 불임이 되었고 최연소 인류는 사망을 하게 된다. 세계 각지에서는 폭동과 테러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부분의 국가의 정부가 무너졌지만 영국만이 군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아들이 죽은 후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는 ‘테오(클라이브 오웬)’ 어느 날 괴한들에게 납치당하고 20년 만에 나타난 전 부인이자 이민자들의 권익을 도모하는 반정부단체 피쉬파의 리더인 ‘줄리안(줄리안 무어)’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여행허가증을 테오에게 구해달라는 요청을 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동반여행증을 구하여 피쉬파 일원들과 동행한 테오는 기적적으로 임신한 흑인 소녀 ‘키(클레어-홉 애쉬티)’의 존재를 알게되고 그녀를 휴먼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곳으로 인도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을 감행하게 된다.

영화가 설정하고 있는 디스토피아의 핵심은 여성의 불임이다. 더 이상 인류는 지속될 수 없다는 근본이유와 그로 인해 불안정해진 세계의 치안 상태가 첫 장면에서부터 선명하게 제시된다. <12 몽키즈>를 비롯해 참담하게 무너진 세상을 그려낸 수많은 SF영화들을 연상케 하는 풍경과 영상톤을 가지고 있지만 <칠드런 오브 맨>은 암울한 분위기에 일방적으로 지배되는 작품은 아니다. 초반부에는 마이클 케인이 연기한 재스퍼 박사를 통해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삶을 버티게 해줄만한 최소한의 유머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 외의 대부분의 시간은 임신한 여인 ‘키’로 대변되는 희망의 잔존, 그녀를 무사히 해안으로 인도하기 위해 벌이는 긴박함이 절망적인 것으로만 보일 수 있는 세계를 지켜볼 수 있게 한다. 희망을 인도하기 위한 긴박한 여정이야말로 영화의 핵심이며 그것을 관객에게 운반하는 가장 큰 무기는 역시 롱테이크 촬영이다.

< 칠드런 오브 맨>은 뮤직비디오, 뉴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널리 활용되고 롱테이크 촬영의 보편적인 활용에 불씨를 당겨준 작품이다. <칠드런 오브 맨>의 많은 중에서도 특히 전반부의 차량습격씬과 후반부의 전투씬이 본 작품의 기술적인 성과가 가장 드러난다. 특히 전반부 씬은 카메라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특수제작 차량과 CG의 절묘한 결합이 일궈낸 결과물이다. 이와 같은 선례덕분에 <버드맨>처럼 촬영술 이외의 요소를 감쪽같이 결합하여 거의 모든 씬을 하나로 연결하는 극단적인 작품이 가능했다. <버드맨>으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감독이 롱테이크 촬영으로 본격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도 바로 <칠드런 오브 맨>부터 였다.

< 칠드런 오브 맨>은 2006년도에 북미에서 정식 개봉했지만 개봉일인 크리스마스 시즌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디스토피아 정서 탓인지 신통치 않은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록했다. 북미 흥행 부진의 여파 때문인지 이 영화는 850억원의 준블록버스터급 작품임에도 국내에 정식 개봉하지 못한 채 2007년 전주국제영화제 초청작으로만 상영되면서 기이한 위치에 놓인 작품이 되고 말았다. 접할 기회가 드문 작품이었으나 현지로부터 전해진 호평과 2000년대 영화 베스트 목록에서 자주 언급되면서 영화광들 사이에서는 숨겨진 SF걸작으로 입소문을 탄 작품이 되었다. 공교롭게도 10년의 시차 끝에 이뤄낸 개봉은 대규모 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를 독립영화관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여러모로 <칠드런 오브 맨>은 30~40여년 후에나 맞이할 법한 것을 일찍 앞당겨 경험할 수 있는 상영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현실적인 비전이 느껴지는 디스토피아 세계관과 출중한 현장감을 이끌어낸 촬영이 돋보이는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은 10월 1일(토)에 ‘주말의 명화’로 개봉되어 10월 주말에만 상영 중이다.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

   


< 칠드런 오브 맨> (2006)
감독 : 알폰소 쿠아론 ∥ 주연: 클라이브 오웬, 줄리안 무어, 마이클 케인 ∥ 106분 ∥ SF, 액션, 스릴러 ∥ 15세 관람가

■ 개봉일시 : 10월 1일 토요일
■ 상영장소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전주영화제작소 4층
■ 관 람 료 : 일반 5,000원, 할인 4,000원(후원회원, 만 65세이상, 장애인, 청소년, 국가유공자 등)
■ 문 의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063-231-3377 (내선 1번) / http://theque.jif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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