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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장과 속임, 그 엷은 관계를 탈피하는 마음으로
[주말엔-MOVIE] ■ 립반윙클의 신부
2016년 10월 06일 (목)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 APSUN@sjbnews.com
   
 
   
 
스마트폰과 SNS가 등장한 2010년대부터 인간관계의 모습은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다는 말조차 식상해질 만큼 SNS는 이미 관계를 맺는 흔한 방식이다. 보편화된 SNS는 자연스레 영화의 소재로도 자리 잡기 시작해다. 근래의 작품 중에는 홍석재 감독의 <소셜포비아>가 10대, 20대들이 SNS에서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공포를 그린바 있다. 그리고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는 SNS와 인간관계를 면밀하게 고찰한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가 있다.

SNS 서비스 플래닛이 삶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나나미(쿠로키 하루)는 플래닛에서 남자친구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부모님이 이혼한 상황인데다 결혼식에 참석할만한 친척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 부끄러워 들키고 싶지 않았던 나나미는 대행 서비스등을 이용해 거짓말을 하여 무마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것을 끝까지 숨길 수 없었던 나나미는 결국 일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다. 다시 세상에 혼자 남게 된 나나미는 플래닛으로 알게된 프로 대행 서비스 맨 아무로(아야노 고)의 도움을 받고 ‘립반윙클’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정체 모를 인물과 친구가 된다.

< 립반윙클의 신부>는 SNS로 맺는 인간관계의 문제점을 고발하려는 작품은 아니다. 영화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그러한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들여다보는데 있다. 나나미는 현실 속에서 수줍음과 두려움이 많은 인물이다. 하물며 교사임에도 수업시간에 자신감없는 모습과 작은 목소리 때문에 학생들로부터 마이크를 쓰라며 놀림을 받는다. 사람을 대면하면서 자신이 노출되는 것이 두려운 나나미에게 플래닛과 같은 SNS는 손쉽게 사람을 연결해주고 친밀감을 사전에 공고히 해줄 수 있는 수단이다. SNS가 관계를 맺는데 도움은 되었지만 나나미는 여전히 자신이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자체 검열을 하게 된다. 영화에서 나나미가 겪게 되는 시련과 고통들은 실제 관계에서도 지나친 검열 때문에 벌인 거짓과 치장들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SNS와 함께 영화에서 다루는 또 다른 개념은 대행 서비스이며 이것을 대변하는 인물은 프로 대행 서비스를 주도하는 아무로다. 나나미는 결혼식에 부족한 참석인원을 메꾸기 위해 아무로에게 하객을 끌어모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온갖 대행을 위해 사람들에게 거짓 역할을 부여하고 연기할 것을 주문하는 것이 일상인 아무로는 나나미와 달리 치장과 거짓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상황을 주도하며 이득을 챙기는 사람이다. 영화 종반으로 갈수록 자신의 솔직한 상태를 회복하는 나나미에 비해 아무로는 끝까지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로 묘사된다.영화는 결코 아무로를 노골적인 악인이나 범죄자로 규정짓지 않는다. 영화제목이 가리키는 나나미 못지않게 <립반윙클의 신부>는 아무로라는 인간상을 중요하게 다루는 작품이기도 하다.

국내 관객들에게 <립반윙클의 신부>가 이목을 끄는 작품인 것은 SNS에 관한 주제를 다룬다는 것이나 생소한 제목이 주는 신비감도 있겠지만 역시 주된 이유는 감독인 이와이 슌지다. <러브 레터>, <4월 이야기>, <릴리 슈슈의 모든 것>으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이와이 슌지 감독은 2011년 <뱀파이어>이후 5년만에 실사 영화를 만들었다. <뱀파이어>가 국내에 정식 개봉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2004년 <하나와 앨리스>이후 무려 12년 만의 실사 영화다. <립반윙클의 신부>는 이와이 슌지의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인상을 다시 선사한다. 나나미를 비롯해 외로움을 표출하거나 관계를 갈구하는 모습들을 부드러운 톤과 선예도를 부각시키지 않는 장면연출 등은 다시금 지난 21세기 전후의 이와이 슌지에 대한 향수를 불러낼 만하다.

SNS를 통해 모든 것이 표면화되는 삶을 걱정하는 맘으로 풀어낸 이야기, 더불어 이와이 슌지 팬들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는 10월 6일(목) 개봉되어 상영중이다.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


< 립반윙클의 신부> (2016)
감독 : 이와이 슌지 ∥ 주연: 쿠로키 하루, 아야노 고 ∥ 119분 ∥ 드라마 ∥15세 관람가

■ 개봉일시 : 10월 6일 목요일
■ 상영장소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전주영화제작소 4층
■ 관 람 료 : 일반 5,000원, 할인 4,000원(후원회원, 만 65세이상, 장애인, 청소년, 국가유공자 등)
■ 문 의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063-231-3377 (내선 1번) / http://theque.jif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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