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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 향취 티벳 난민에 선사한 예술가의 진심
[주말엔-영화이야기] ■브링 홈: 아버지의 땅
2016년 09월 01일 (목)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 APSUN@sjbnews.com
   

예술은 사회 경제활동 안에서 소비재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사회전반에 두루 영향을 미치기 위한 창조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창조적인 예술의 방식과 간절한 염원이 만나면 때때로 상상이상의 광경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화 <브링 홈: 아버지의 땅>(이하 브링 홈)은 한 명의 예술가가 수천 명의 티벳 난민에게 고국의 향취를 직접 전달하고 수백만의 티벳인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선사한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뉴욕에 거주하고 있는 예술가 텐진 릭돌은 티벳 난민의 자녀로 네팔에서 태어났다. 티벳을 탄압하고 있는 중국정부 탓에 그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고국으로 가지 못했다. 끝내 고국땅을 밟지 못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비롯한 수많은 티벳 난민들을 위해 예술가로서 고민한 릭돌은 티벳에서 20톤의 흙을 인도 다람살라의 난민촌으로 옮기는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수십 년 째 고국을 가지 못한 난민들에게 고국인 티벳을 밟으며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네팔로 떠난 릭돌은 현지 주민인 친구 톱텐을 통해 중개인을 구하고 흙을 옮기기 위해 까다롭고 위험한 과정을 감행한다.

   


<브링 홈>의 도입부에는 티벳 탄압의 현실을 수치로 제시하는 한편 작품의 의도가 독립투쟁이나 불교적 가르침이 아닌 한 아들이 망명자들에게 조국을 선물하는 이야기라고 강조한다. 흡사 해명처럼 보이는 글귀가 감독의 요구 때문에 삽입한 것인지 혹은 국내 수입사의 판단에 의한 것인지는 가늠할 수 없다. 실제로 영화는 투쟁사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애써 ‘그런 의도가 아니다’라고 서두에 밝히는 것에서 이미 티벳에 대한 중국정부의 간섭과 탄압이 상당함을 느끼게 한다. 영화의 취지를 설명하는 글귀가 끝난 뒤 오프닝을 여는 장면에는 불교경전이나 소원을 적은 깃발 ‘룽다’가 등장한다. 중후반부에도 이따금씩 룽다를 잡으면서 <브링 홈>은 ‘염원’이라는 키워드가 다큐의 핵심 정서임을 강조한다. 릭돌의 여러 가지 예술작업들 역시 갈 수 없는 고향으로서의 티벳을 드러내는데 주력해왔다. 특히 성냥불을 켰다가 이내 끄는 방식으로 행하는 행위 예술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고국으로의 귀환, 독립이라는 희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예술가로서 텐진 릭돌이 한 민족에게 힘을 불어넣는 프로젝트를 행했다면 다큐멘터리스트 텐진 체탄 초클리은 그것을 기록하며 사활의 여정을 함께한다. 그 역시 릭돌과 마찬가지로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태어난 티벳 난민으로서 같은 처지인 사람이기에 <브링 홈>은 취재와 기록본존으로서의 다큐를 넘어선다. <브링 홈>은 고발을 강조하는 다큐멘터리는 아니지만 티벳 망명자들의 입장,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단지 흙을 가져오는 것뿐임에도 중개인을 통해 수수료를 물거나, 물건을 정상적인 경로로 들여올 수 없는 처지에 놓이거나, 함부로 사람을 믿을 수 없기에 몰래카메라 촬영을 겸해야하는 상황들이 이를 말해 준다.



과정의 내용으로만 영화를 유추한다면 긴장감과 극도의 공포를 조성하는 방식일 것 만 같지만 <브링 홈>은 과정의 긴박감이 아닌 기다리는 자의 간절함과 티벳 난민들에게 선사할 기쁨에 주안점을 둔다. 긴박감을 더할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를 덧붙이자면 무리하게 중개인들과 동행해 흙을 공수해오는 경로를 촬영하려 했을 때 프로젝트가 위험해질 수 있는 까닭도 있다. 무엇보다 카메라를 두고 앞과 뒤에 있지만 두 사람의 염원은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당연한 선택이기도 하다. <브링 홈>을 보고 감동을 받게 된다면 그건 현장감에 극도로 몰입한 영상으로 주는 자극이 아니라 프로젝트 달성을 위한 티벳 망명인들의 협업하는 과정의 진심이 고스란히 전달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다람살라 난민촌 학교에 다니는 어린 학생들이 고국귀환의 염원을 담은 합창이 배경음악으로 삽입된다. 난민 3세대 자녀들에겐 반드시 고국의 땅을 밟을 미래가 오길 바라는 감독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망명자로 살고 있는 티벳 난민들에게 고국의 향취를 안겨준 예술가의 진심이 담긴 영화 <브링 홈: 아버지의 땅>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9월 6일(화)에 개봉될 예정이다.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영화관 운영매니저



   


<브링 홈: 아버지의 땅> (2013)

감독 : 텐진 체탄 초클리 ∥ 주연: 텐진 릭돌, 김민종(나레이션) ∥ 82분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 개봉일시 : 9월 6일 목요일

■ 상영장소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전주영화제작소 4층

■ 관 람 료 : 일반 5,000원, 할인 4,000원(후원회원, 만 65세이상, 장애인, 청소년, 국가유공자 등)

■ 문 의 :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063-231-3377 (내선 1번) / http://theque.jif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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