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가을 햇살 담은 클래식 음악회

■햇살이 그대랑 콘서트 가보니

기사 작성: 김혜지 기자 - 2016.08.31 19:29

▲ 문화의 날인 지난달 3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브런치 콘서트 `햇살이 그대랑'이 열렸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것이 아닙니다. 모차르트가 우연히 미제레레 곡을 듣게 된 후 집에 와서 연주를 했는데 음표 하나 안 틀리고 연주했던 곡입니다.”

지난 31일. 해설이 있는 11시 브런치 콘서트 ‘햇살이 그대랑’ 4번째 콘서트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렸다. 문화의 날이기도 했던 이 날은 따사로운 햇빛과 함께 관객들의 가을 나들이를 반겨주고 있었다.

본래 야외에서 진행되는 공연이었지만 갑자기 강풍이 부는 바람에 최초로 모악당 로비에서 연주회를 연 것. “아쉬운 점도 있지만 관객들이 오로지 연주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수확”이라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었다.

65석을 꽉 채운 객석에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 한가로이 공연을 즐기기 위해 찾은 주부들이 대부분이었다. 초보자를 위한 공연으로 클래식에 익숙지 않은 관객들에게 안성맞춤인 시간이었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 현악기의 합주는 가을 분위기에 꼭 맞는 느낌이었다.

효자동에 사는 장혜린씨는 “여름 방학이 끝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 오랜만에 시간이 남아 공연을 보러왔다”며 “날씨도 좋고 연주된 곡들도 좋아하는 곡들이어서 오랜만에 느끼는 행복(?)이었다”고 웃었다.

장수한 음악가 하이든, 악마가 씌워졌다고 누명을 쓴 파가니, 베토벤이 존경한 브람스 등 서양 음악가들의 삶과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어린 아이들의 흥미를 충분히 끌어냈다. 영화 ‘하타리’의 OST ‘아기 코끼리’는 익숙한 멜로디로 공연장을 찾은 아이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전주시향 조규철씨의 해설로 작곡가의 삶, 연주곡에 얽힌 이야기 등을 들려주며 두 곡씩 연주가 시작됐다. 관객들은 나누어준 수제 초콜릿과 마련된 음료를 마시며 음악에 몸을 맡긴 채 박자를 맞추며 즐기는 모습이었다.

두 곡의 앵콜곡을 치르고 나서야 이날 공연은 막을 내렸다. 관객들은 하나둘 일어나 박수를 치며 연주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고도욱 교사는 “아이들이 클래식을 들을 기회가 많지 않아 찾게 됐다”며 “해설도 함께 곁들여지니 클래식에 대해 어려움을 느꼈던 아이들도 쉽게 받아들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연주 단체는 ‘Best string chamber orchestra’로 20여명으로 구성, 문석호 전 전주시향 악장이 리더를 맡고 있다. 2011년 첫 창단연주회를 열어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 해에 두 번 공연을 열고 있다. /김혜지 기자 khj322@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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